달은 은밀한, 불의 횡격막
집들도 언덕도 수수꽃다리도 그 중심을 향해 돈다
달은 밤의 눈꺼풀
닫히면 입술도 공기도 얼어붙는다
하지만 나는 남극의 물고기처럼 생생하네
몸속에 달빛 부동액이 흐르기 때문
이봐,
넌 내가 열 몇살에 쏘아올린 눈물방울 화석이야
무수한 너와, 내가, 무수한 골목길에서 껴안은 가슴이야
그들만의 추억이 고스란히 저장된 냉장고야
내 좌충우돌의 젊음을 투정부리듯 기우뚱한 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