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과 함께 1945년 12월 1일 창립된 을유문화사가 올해로 8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을유문화사는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며 한국 출판의 전통과 진정성을 지켜 오는 가운데 7,000여 종 이상의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1946년 잊혔던 한글의 원상회복과 언어의 틀을 일깨우기 위해 펴낸 한글 글씨 교본 『가정 글씨 체첩』을 시작으로, 민족 문화의 긍지를 드높여 한국 출판문화의 금자탑으로 일컬어진 『큰사전』, 일제에 의해 단절된 우리 정신 문화의 역사를 이은 『한국사』, 지식의 대중화를 위해 동서양을 통틀어 양서만을 엄선하여 간행한 〈을유문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세계 문학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을유세계문학전집〉, 예술의 대중화와 대중문화의 예술적 승화에 헌신한 장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한 〈현대 예술의 거장〉, 동시대 세계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암실문고〉에 이르기까지 을유문화사는 우리 사회에 유용한 교양서를 출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을유1945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을유문화사의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을 잇는 서체로 출판사의 옛 책에서 수집한 한자 명조의 삼각형꼴 맺음을 한글 해서 명조의 뼈대에 적용하여 새롭게 재해석한 글자체입니다.
글자의 획을 매만지는 것에 머물지 않고, ‘단순함이 곧 명쾌함’이라는 태도와 마음으로 도형의 기본 요소인 수평 · 수직 · 대각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붓글씨가 주는 옛 느낌을 덜어 내어 과도기적 양식을 과감하게 따르는 동시에 현대적 미감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