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등단 십 년 이하의 작가들이 발표한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탁월한 성취를 이룬 일곱 편을 선정하는 젊은작가상이 2023년 수상자를 호명한다. 올해 수상자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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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
이미상
작가님에게 소설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소설쓰기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만 전혀 숙달되지 않는 활동, 그럼에도 억울하지 않은 희한한 놀이입니다
김멜라
작가님이 「제 꿈 꾸세요」의 화자처럼 사랑하는 이의 꿈에 찾아가야 한다면,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으신가요?
소설에서처럼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고 싶어요. 평소 모습대로 편하게 마주앉아 먹고 얘기하고 기대어 누워서 서로를 안아주고 싶습니다. 그 사람을 웃게 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고요. 우리가 살아온 날들에서 즐거웠던 순간을 같이 떠올릴 것 같습니다. 슬프고 힘들었던 얘기도 하면서 고생했다고, 우리 참 잘 지나왔다고 위안도 하고요. 상상을 더 해보자면 꼭 인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이 좋아하는 동물이나 식물, 애착을 가졌던 사물로 꿈에 나타나 그 사람이랑 같이 여러 곳을 다녀도 좋을 것 같아요.
성혜령
소설을 쓰는 데 큰 영향을 준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 병에 대한 체험이에요. 저는 열일곱 살 때 다리에 암이 생겨서 학교를 자퇴하고 스물세 살에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병원과 집을 오갔거든요. 소아암 병동에 입원했을 때 만났던 아이들과 어머님들, 저의 병이 저의 부모님과 가족에 미친 영향, 무엇보다 제 내면에 남긴 흔적들을 아직까지 추적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병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아직 연관된 감정이 커서 그런지 시도할 때마다 계속 실패하고 있어요.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을 쓰면서 특히 주의를 기울인 것이 있다면요?
근희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편견이나 비난이 개입되지 않길 바랐어요. 작가인 제가 먼저 그런 시선을 갖지 않아야 독자도 그렇게 느낄 것 같아서 근희를 묘사할 때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관종’이라는 소재를소설로 표현할 때,사회를 비판하는 방향으로만 흐르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커서 근희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과 가족을 바라보는 근희의 마음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사람’의 이야기여야지 ‘사회’의 이야기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선임
“계속 쓰겠다. 다시 쓰겠다. 애쓰겠다.” 첫 소설집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작가의 말’에 쓰셨던 말이에요. 이 세 문장을 썼을 때의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너무 애쓰지는 않겠다고. 이제는 그런 마음을 버리겠다는 저와 하는 약속이자 다짐이었어요. 계속 쓰고, 다시 고쳐쓰고, 애쓰고 노력해서 어떻게든 쓰겠다고. 그렇게 쓰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 의심하지 말자고. 앞으로 또 그런 의심이 들 때면 첫 소설집 ‘작가의 말’을 보고 그 마음을 떠올리려고 적어두었어요.
함윤이
십 년 후에는 어떤 소설을 쓰고 있을 것 같으신가요?
옛날부터 탐정이 나오는 소설을 동경했지만, 범인의 전략도 탐정의 추리도 정교하게 짤 자신이 없어 매번 포기했습니다. 십 년 뒤라면 쓸 수 있을까요. 외국어로 소설을 써도 좋겠네요. 다와다 요코의 글을 읽은 뒤부터 그 사람을 쭉 연모해왔는데요. 그의 경험에 조금쯤 겹쳐지고 싶습니다. 모어가 아닌 언어로 쓰는 소설의 맛이 글쓰는 이의 입장에선 어떨지 체험하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지금도 그때도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할 법한 글을 쓰고 싶어요.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의 화자에게, 혹은 화자와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