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가 끝나갑니다.
새해에는 더 나은 날들이 오기를 기대하며,
작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더 이상 거대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 이제 남은 올해엔 작은 것들, 눈 앞에 있는 것들, 체온이 닿는 것들을 살뜰히 챙겨야지. 차오르는 기쁨을 곰곰이 느껴야지.
보일러 온기로 따끈해진 집에서 따듯하고 달콤한 코코아 한 잔 마시면서 동화 속 세계 같은 이 책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기를. 그리하여 또다시 다가올 매일매일이 행복으로 두근대기를.
첫째로 하나, 반드시 30분 이상 걸을 것. 둘, 올해 무너진 마음 곳곳의 냄새를 맡을 것. 세번째로 당신 다리를 부비는 강아지 또는 고양이를 잊지 말 것. 그리고 계속 걸을 것.
올해 가장 기쁜 일은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된 것, 가장 슬픈 일은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부리다 체력이 제자리로 돌아간 것. 그리하여 내년의 다짐. 다시, 찬찬히 조깅의 기초부터.
매년 12월이 되면 꺼내 드는 책. 지난 삶을 되돌아보기에 좋다. 책을 덮으며 1월부터 12월까지 살아온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정말 즐거웠소. 고맙소. 그럼 안녕히!"
연말연시가 되면 으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힘을 주게 되는데, 인생은 그 사이의 난데없고 두서도 없는 에피소드들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자기계발적인 생각을 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우리가 서로에게 꼭 맞는 조각이 되어 함께 채워나가는 일상. 계절이 지나고, 또 한 해가 지나도, 맛있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것을 힘껏 좋아하는 날들이 계속될 수 있길.
우리가 소설에 대해 기대하는 모든 것이 이 책 안에 있다. 열렬하게 빛나는 생의 기록. 그저 몇 번이고 다시 매혹되어 빠져들 수밖에...
처음부터 먼 하늘에서 반짝이는 듯했던 80만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실은 고독한 레일을 매일 헤엄쳐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내년엔 우리도 매일 헤엄쳐 각자의 하늘에 도달할 수 있기를.
연말연시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보자. 그리고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도록 지켜내자.
깊은 슬픔과 우울로 점철된 한 계절을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작은 것을 헤아리고 기꺼이 손 내밀어준 마음들 덕분이었다. 그런 온정이 가득 담긴 이 책을 당신에게도 건네고 싶다.
크리스마스는 역시 잠이다. 12월 24일에 잠들어 26일에 깨길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꿀잠을 위한 장비병' 꼭지를 주목하길. 잠 생각을 하면 잠이 온다. 이 작은 책을 읽으며 나는 세 번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