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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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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피데스에게>, <웅고와 분홍돌고래>, <혜성을 닮은 방> 3부작 등 그동안 김한민이 펴낸 책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번 카페 림보를 보고 놀랄지도 모른다. 흑과 백으로 이뤄진 강렬한 그림만큼이나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를 이끌어가는 시적인 내러티브와 시각적 상상력은 김한민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감수성을 드러낸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기존의 고정된 틀을 깨는 다채로운 실험을 보여준 김한민에게 이번 <카페 림보>는 하나의 이정표다. 적어도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발 디딘 곳을 응시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가늠하는 작품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 그가 갈 곳은 명확하다. 아무리 정색을 하고,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도 세상과의 소통을 그는 마음 속 깊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 <카페 림보>는 섬뜩하게 당신의 뺨을 후려치는 책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무엇인지 아는 단독자인 림보로서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김한민은 적당히 흔들리고 적당히 착한 바퀴의 삶을 집어치우고 절벽 너머로 나아갔던 탐험가들의 따로 또 같은 나날을 차갑게 보여준다. 그 압도적인 비극의 늪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한민과 우리가 '카페 림보'를 은밀히 공유하며 아끼고 자랑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뺨을 감싼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림보도 마찬가지다.
: 나는 간혹 생각한다. 나름대로 버텨왔다. 언제까지 더 버틸 수 있을까? 나처럼 나름대로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또 있을까? 그런데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버티고 또 버티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나는 '그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존재하고 싶었다. 나와 타인과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별 다른 인생의 목적 없이, 다만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냥 존재하는 것을 이 세상은 허락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만인을 그저 생존하는 기계로 전락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냥 존재하기 위해서는 싸워야 한다. 만인의 기계화에 저항하며 그냥 존재하고 싶은 소심한 사람들의 치열한 상상력 투쟁기. 그 초라하고 서글픈 실패담. '카페 림보'는 지금껏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싸움을 드러낸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 그 싸움에서 계속해서 지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잔존하는 희망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태권 (만화가, 저술가, <십자군 이야기>)
: <카페 림보>를 처음 봤을 때 한 생각은 '와, 정말 잘 그리잖아?' 하기야 김한민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다양한 그림체를 실험했고 또 모두 성공하지 않았던가. 책을 읽으면서는 '이렇게 매사에 날을 벼려서야 세상 살기 피곤하겠는 걸.' 이 역시 한겨레신문에 작가가 연재 중인 <감수성 전쟁>을 보며 주말마다 느끼던 바다. 그런데 책을 덮자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것 참, 이 혐오스러운 세상에 목줄 잡혀 끌려다니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이 심정, 우리도 알잖아.' 카페 림보, 그곳에 가고 싶다.
: 돈에 주눅 들지 않는 방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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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신문 2012년 11월 23일자

최근작 :<탈인간 선언>,<[큰글자도서] 아무튼, 비건>,<괴물 치과> … 총 47종 (모두보기)
소개 :작가. 《착한 척은 지겨워》 《비수기의 전문가들》 등의 그림소설과 《아무튼, 비건》 《페소아》 등의 에세이를 썼다.
기후/생태 이슈를 다루는 창작집단 ‘이동시’의 일원이고, 리스본 고등사회과학연구소(ISCTE)에서 아마존 원주민 공동체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www.hanm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