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길영 친필
우리는 지금 무겁던 문명이 해체되고, 가벼운 질서가 짜여지는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거대한 조직과 제도가 주도하던 시대가 저물고, 작은 개인과 작은 집단,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협력이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세상의 변화를 예보하는 <시대예보> 연작을 발표해온 저는, 올해 세 번째 예보에서 ‘지능의 범용화’와 ‘협력의 경량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명을 ‘경량문명’이라 정의했습니다. 이제 짐을 던 핵개인들이 기민하게 협력하고 더 넓게 기여하는 새로운 세상이 탄생합니다.
책은 언제나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기록하고, 때로는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보여줍니다. 제가 소개하는 스물네 권의 책은 경량문명의 핵심을 비추는 다양한 렌즈가 될 것입니다. 어떤 책은 기술과 산업의 지형을 읽는 나침반이 되고, 어떤 책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 질문을 던집니다. 또 어떤 책은 협력과 공존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사유하게 합니다.
경량문명은 가벼움 속에서 깊이를 찾는 문명입니다. 지난 200여 년간 쌓아온 지난 문명의 흔적들은 중첩된 무게로 우리 사회에 지반의 침하를 일으켜 위험의 싱크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층층이 쌓아 올린 무거운 탑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관계망이 힘이 되는 시대, 이 책들이 여러분께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시선의 도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GPU라는 ‘연산의 심장’이 어떻게 인류의 지적 확장을 이끌었는지 보여줍니다.
거대한 플랫폼의 질서를 교란하며 작은 기업이 일으키는 파괴적 혁신의 논리를 설명합니다.
네트워크 이론을 바탕으로 성공과 협력의 법칙을 해명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매체가 인간 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에 대한 SF 고전.
충격과 변동성을 어떻게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
현대 물리학의 해설을 통해 ‘시간’과 ‘의식’이라는 인간적 주체성의 근본 문제를 탐구합니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연 질서와, 우리가 착각해온 윤리의 기초를 보여줍니다.
협력과 공존이 어떻게 진화를 이끌었는지를 밝힙니다. 경쟁보다 관계 맺음이 힘이 되는 시대에 도움이 됩니다.
지정학이 어떻게 문화와 권력을 형성했는지 설명합니다.
기존의 무거운 틀을 넘어 새로운 사고 체계가 어떻게 등장하는지를 보여주며, 경량문명의 출현을 이해하는 사상적 기반이 됩니다.
인류의 형성과 발전을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조망합니다.
개인과 소규모 팀이 어떻게 기술 혁신을 일으켰는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사례.
문제 해결보다 문제 발견이 중요한 시대, 새로운 사고방식이 왜 필요한지 설명합니다.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과 독점의 문제를 성찰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줍니다.
일상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글쓰기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언어가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탐구하는 책.
경량문명 시대에 직업과 소속에 대해 더 폭 넓은 관점을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닐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
우주를 향한 자유로운 여행에서 살펴보는, 중력의 속박에서 벗어난 경량문명인의 오래된 미래.
더 나은 선택과 결정을 위해 우리가 삶의 법칙을 어떻게 근거와 사실 중심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통찰을 주는 책.
기존의 관료제적 사회가 지닌 한계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공동체와 대안적인 연대에 대한 힌트를 준다. 무겁게 굳어진 자본주의의 틀을 깨고,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용기를 주는 책.
우리의 직관과 판단이 어떻게 작동하고, 또 얼마나 자주 오류에 빠지는지를 밝힙니다.
일상에서 데이터적 사고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줍니다.
경량문명의 다층적 연결을 실감하게 하는 현장 보고서 같은 작품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해왔는지를 추적하며, 소비가 사회와 문명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