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의 열기로 달아오른 베트남. 강대국 제국주의 세력들은 인도차이나 전쟁 와중에 각자 이권을 쟁취하고자 격돌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수립하고 미국의 이상을 세상에 전파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주인공은 책 속 사상에 심취한 채 혼란한 베트남의 한복판을 누비는데…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작가, 이렌 네미롭스키. 그녀 사후 60여 년 만에 공개된 비운의 소설 <뜨거운 피>는 시종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참극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이웃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조이스 캐럴 오츠가 선사하는 ‘탈출과 복수에 관한 가족 잔혹극’. 이 책의 주인공들은 생물학적 출신, 가부장적 가정 환경, 뜻하지 않은 임신 등 특정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얽힘으로써 이로 인해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 이런 일련의 트라우마는 인물들에게서 삶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
2032년, 로런 올라미나는 집과 가족이 모조리 소멸된 참극에서 살아남은 이후 캘리포니아 주에 평화로운 공동체를 일군다. 갓 걸음마를 시작한 이 공동체는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비주류 집단에게 피신처를 제공하는데, 이들은 극단적 보수주의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 박해의 표적이 된다.
1950년대,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주디스 헌은 40대에 접어든 독신 여성이다. 그녀는 마치 형벌을 받듯이 세상의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다. 하지만 40대는 아직 희망을 다 버릴 수는 없는 나이이고, 겨우 세상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던 그녀를 무너뜨리려는 오해가 발생하고 만다.
제목은 1920년대에 특히 뉴욕 상류층 여성 사이에서 출산 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널리 사용되던 의학 기술과 관련된 용어다. 출산하는 여성에게 특정 진통제를 주사하면 산고가 줄어들 뿐 아니라 출산에 대한 기억 자체를 잃게 되는데 이러한 무통증, 기억상실 상태를 ‘반마취 상태’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