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삼백이의 칠일장’ 시리즈가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합본 양장 특별판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저승사자가 부를 이름이 없어 삼백 년을 산 아이의 장례 날, 상주로 나선 여섯 동물들이 밤을 새워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이다. 각각의 목숨들이 무수한 인연으로 얽혀 있는 곳이 바로 이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절묘하게 반영한 구성이다. 능청스러운 유머와 해학으로 꽉 찬 문장은 무엇보다 유쾌하고 재미있다.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새로운 해석, 책장 곳곳에 깨알같이 숨겨 둔 재미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안겨 준다.
‘창작 옛이야기의 결정판’이라는 극찬과 함께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았던 『삼백이의 칠일장』이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새 옷을 입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부를 이름이 없어 삼백 년을 살다가 죽은 ‘삼백이’는 무수한 존재들과 무수한 인연으로 얽혀 있습니다. “이눔아~” “이보게~” “얘!” 등 마땅한 이름 없이 불리던 삼백이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표지에 한 겹의 재미를 덧대어 보았어요. 노란 창을 열어젖히면 짠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나타나 “예? 저요?”를 외치는 삼백이가 마치 자신의 삶으로 독자들을 훅 끌어당기는 듯합니다.
무릇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한달음에 읽고 싶은 법이지요. 여섯 귀신들이 여섯 밤을 지새우며 나누는 삼백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얼른 다음 밤으로 넘어가고 싶어 안달이 나기도 하는데요. 밤과 밤 사이의 물리적 간격을 더 좁혀 보고자 분권되어 있던 기존의 시리즈를 한 권으로 합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통해 되짚어 보는 한 존재의 삶은 여러 빛깔로 영롱합니다. 삶과 죽음이 한 존재만의 일이
아님을, 그와 얽힌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그 삶은 한없이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삼백이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합본 특별판으로 다시 한번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_편집자 정현경
『삼백이의 칠일장』의 새 옷을 짓는 과정에서 양장본으로 만들되 재킷을 씌워 마치 창문으로 삼백이가 보이듯이 톰슨(도무송)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창문’을 콘셉트로 잡으니 표지 날개에서도 인물이 창을 넘나드는 것처럼 보이는 재미 요소를 심을 수 있었어요.
앞표지에서는 사람들이 삼백이를 자기 편할 대로 부르며 주위에 모여드는 것처럼 연출해 삼백이에게 시선이 더 집중되도록 했습니다. 재킷을 벗기면 앞표지에는 어린 삼백이가, 뒤표지에는 나이 든 삼백이가 나타납니다. 앞과 다르게 뒤에는 대사들만 남겨 놓았는데요. 할아버지로 보이는 인물에게 “얘야!” “꼬마야”처럼 어린아이에게 할 법한 말이 간다거나 “어흥!” “야옹야옹”처럼 동물들이 말을 건네는 등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려는 것인지 흥미를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견고한 양장본과 재미있는 창문 콘셉트의 표지로 소장 가치를 높인
『삼백이의 칠일장』 합본 특별판, 많이 사랑해 주세요!
_문학동네 디자이너 이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