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 문인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에 버금갈 만큼 많이 읽히는 찰스 디킨스가 1861년 완성한 <위대한 유산>은 디킨스 특유의 풍자적 해학과 휴머니즘에 대한 통찰이 가장 탁월하게 구현된 작품이다.
주인공 핍이 시골 대장간 심부름꾼으로 생활하던 소년 시절, 런던에서의 신사 생활, 은인을 만나고 격정의 세계를 경험한 뒤 인간적으로 성숙해가기까지의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회상하듯이 서술한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소설적 구성을 가미해 흥미를 끄는 작품이 바로 <위대한 유산>이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온갖 구박을 받는 대장간 소년에게 어느 날 갑자기 막대한 유산이 떨어진다는 동화적인 스토리, 소년을 둘러싼 사람들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위선적인 캐릭터, 부자인 미스 해비셤의 기이한 성격과 소름 끼치는 저택의 분위기, 에스텔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작품 후반부까지 은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추리적 특성, 감옥을 탈출한 죄수와 종신 유형수, 복수와 감시, 해외로의 도주와 체포 등 범죄소설적 특성, 그리고 교훈적인 마무리까지, 모든 소설적 요소들을 적절히 배합하고 치밀하게 얽어놓은 완벽한 구조의 소설이다.
최근작 : … 총 40종 (모두보기) 소개 :‘충실한 번역’, ‘쉬운 번역’을 표방하며 젊은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그룹이다. 영어, 독일어, 일어 전공은 물론 해당 언어권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학 전공자(석사 이상)들로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선정 및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어릴 때 고아로 학대받으면서 자란 대장간 심부름꾼 소년 핍이 어느 날 익명의 은인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고 런던의 신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조리한 사회 계급 구조, 욕망과 질투로 인한 인간의 위선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도 굳건하게 인간성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재산과 신분, 겉모습을 중시하는 시대에 신분 상승 욕망에 사로잡혀 속물적인 삶에 젖어 있던 주인공이 결국은 사회 최하층과 노동자 계급의 순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진정한 신사의 품격과 정신적 유산의 위대함을 깨닫는,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대장간 심부름꾼 핍이 영국 신사가 되기까지의 성장 소설
영국의 대표 문인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에 버금갈 만큼 많이 읽히는 찰스 디킨스가 1861년 완성한 ≪위대한 유산≫은 디킨스 특유의 풍자적 해학과 휴머니즘에 대한 통찰이 가장 탁월하게 구현된 작품이다. 주인공 핍이 시골 대장간 심부름꾼으로 생활하던 소년 시절, 런던에서의 신사 생활, 은인을 만나고 격정의 세계를 경험한 뒤 인간적으로 성숙해가기까지의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회상하듯이 서술한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소설적 구성을 가미해 흥미를 끄는 작품이 바로 ≪위대한 유산≫이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온갖 구박을 받는 대장간 소년에게 어느 날 갑자기 막대한 유산이 떨어진다는 동화적인 스토리, 소년을 둘러싼 사람들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위선적인 캐릭터, 부자인 미스 해비셤의 기이한 성격과 소름 끼치는 저택의 분위기, 에스텔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작품 후반부까지 은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추리적 특성, 감옥을 탈출한 죄수와 종신 유형수, 복수와 감시, 해외로의 도주와 체포 등 범죄소설적 특성, 그리고 교훈적인 마무리까지, 모든 소설적 요소들을 적절히 배합하고 치밀하게 얽어놓은 완벽한 구조의 소설이다.
이처럼 ≪위대한 유산≫은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이야기지만, 신분 상승의 욕망, 배반당한 사랑, 막대한 유산, 희망과 좌절 등 인간의 보편적인 관심사를 다루고, 부자가 된 종신 유형수, 신사가 된 대장간 심부름꾼, 은인에 대한 환상이라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가미되어 오늘날에도 대중적인 흥미를 자극하며 사랑받고 있다.
막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인간성에 대한 통찰
부모님의 얼굴을 본 적도 없는 핍은 자신보다 스무 살 많은 누나의 손에 학대받으면서 자란다. 대장장이인 매형 조와 누나와 함께 대장간에 딸린 살림집에 사는 핍은 어느 겨울 교회 묘지에서 탈옥한 죄수를 만난다. 핍은 그 죄수의 협박이 있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불쌍한 마음에 족쇄를 자를 줄칼과 음식을 그에게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날 저녁 그 죄수는 또 다른 죄수와 함께 군인들에게 붙잡혀 감옥으로 돌아간다.
한편 읍내에는 미스 해비셤이라는 여자가 살고 있다. 부자이면서도 기이한 행각으로 유명한 그녀는 결혼식 날 급작스럽게 파혼당한 뒤 평생 웨딩드레스를 걸친 채 햇빛을 보지도 않고,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으면서 오직 자신의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핍은 미스 해비셤의 놀이 상대로 추천되어 그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의 소녀 에스텔러를 만난다. 에스텔러는 미스 해비셤이 서너 살 때 데려다 키운 양녀였다. 미스 해비셤은 자신을 이용하고 버린 남자에 대한 복수심을 에스텔러를 통해 충족하고자 그녀를 차갑고 도도한 여성으로 키운다.
아름답고 세련된 에스텔러는 핍의 거친 손과 두껍고 해진 구두를 보며 막노동꾼이라고 조롱한다. 그동안 자신의 집을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여기며 현실에 만족하고 살아온 핍은 에스텔러를 만난 이후 자신의 모습은 물론 주변 환경까지 비천하게 느껴진다. 핍은 에스텔러에게 걸맞은 신사가 되고 싶은 마음을 품은 채 대장장이의 도제로 만족스럽지 않은 생활을 한다.
조의 도제로 생활하던 어느 날 런던의 유명한 변호사 재거스가 나타나 핍이 익명의 은인에게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고 전한다. 다만 본인이 직접 나타나기 전에는 유산의 주인을 밝힐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시골 대장간 노동자였던 핍은 하루아침에 런던의 신사가 된다.
도시에서 흥청망청 돈을 쓰며 속물적인 생활에 젖어 있던 핍은 어릴 때 자신을 거둬주고 친구처럼 대해준 자상하고 선한 매형 조를 수치스럽게 여기며 점점 멀리한다. 특히 에스텔러에 대한 사랑이 강할수록 조를 창피하게 여기는 마음이 더욱 커진다. 핍은 자신에게 유산을 상속한 은인이 미스 해비셤이고, 그녀가 자기와 에스텔러를 짝지어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에스텔러는 여전히 핍을 차갑게 대하며 거리를 둔다.
스물세 살이 된 핍은 매년 일정한 돈을 받고 있지만 상속권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어떤 일에도 전념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핍의 집으로 낯선 남자가 찾아온다. 그 남자는 바로 어릴 때 자신이 먹을 것을 가져다준 죄수였다. 그리고 그 죄수는 자신이 바로 그동안 핍을 신사로 키워준 은인임을 밝힌다. 핍은 충격과 혐오감에 사로잡힌다. 더구나 한낱 죄수의 돈을 받으면서 그토록 선하고 너그러운 조를 저버렸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하지만 종신 유형수로 추방된 매그위치가 오직 자신을 만나기 위해 사형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고국에 돌아왔다는 사실에 핍은 연민을 느낀다. 핍은 그를 살리기 위해 해외로 도주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을 감행하던 중 밀고자에 의해 경관에게 붙잡힌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매그위치는 사형 선고를 받고 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세상을 떠난다.
핍은 매그위치를 만난 이후로는 어떤 금전적인 도움도 받지 않을뿐더러 그가 자신에게 상속하려고 했던 재산을 구제하고자 하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결국 매그위치가 핍에게 남기려고 했던 막대한 유산은 국고로 환수된다. 매그위치의 죽음 이후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 채무자의 압박에 시달리던 핍을 구제해준 것은 다름 아닌 대장장이 매형 조였다. 핍은 결코 돈에 속박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가는 조에게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다.
물질적 유산이 아닌 정신적 유산의 위대함
산업혁명으로 인한 경제 발전이 절정에 달했던 빅토리아 시대(1837년~1901년)는 물질적인 부를 축적한 중산계급이 사회적으로 부상하던 시기였다. 재산과 신분이 세습되던 사회에서 스스로 부를 이룰 수 있는 사회구조로 바뀌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신분 상승 욕구가 강했고, 이를 대변하며 새롭게 나타난 것이 바로 ‘신사’ 개념이다. 적당한 교육을 받고 일정한 수준의 수입과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과 예의를 갖춘 남자를 일컬어 신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물질주의가 팽배하면서 정신적인 부분은 외면되고 오직 재산과 신분, 겉모습만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위대한 유산≫의 핍 또한 노동계급이라는 비천한 신분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신사가 되기를 열망한다. 멋진 양복을 입고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정기적으로 사교 모임에 나가고, 개인용 보트를 몰면서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신사의 덕목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오직 돈을 거머쥐기 위해 위선을 일삼으며 인간적인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자신을 신사로 만들어준 것이 부유한 상류층의 아량이 아니라 밑바닥 인생을 산 죄수의 너그러움이며, 추락한 신사가 된 자신을 일으켜준 것은 한낱 시골 대장장이의 순수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신분 상승 욕망에 사로잡혀 속물적인 삶에 젖어 있던 핍은 결국 사회 최하층과 노동자 계급의 순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진정한 신사의 품격과 정신적 유산의 위대함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