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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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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빌 브라이슨, 〈YG와 JYP의 책걸상〉 책 팟캐스트 PD 및 진행자이자 박학다식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장르를 자유자재로 횡단하는 이야기꾼, 의사 출신 저널리스트 박재영 작가의 『K를 팝니다』가 출간되었다. 코로나 시절 ‘여행준비’라는 색다른 접근으로 유쾌한 웃음을 주었던 『여행준비의 기술』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여행 에세이다.
『K를 팝니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찐 한국인이 쓴 최초의 한국 여행 책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신통하게 생각할 한국 이야기들을 20개의 챕터로 풀어냈다. 원고지 9백 매 분량의 한글 원고를 인공지능 딥엘(DeepL)과 챗GPT를 활용해 8만6천 단어의 영문 원고로 바꿔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를 한 권에 담았다. 박재영 작가는 처음 한글 원고를 쓸 때부터 영어 번역을 염두에 두며 작업했고, 딥엘이 바꿔준 영문을 다듬고(군만두를 military dumpling으로 번역하는 오류를 손보며) 챗GPT와 대화하면서 더 ‘그럴듯한’ 문장들로 바꾸어나가는 데 1년 가까운 공을 들였다. K팝에 푹 빠진 팬들에게 꼭 추천하는 명소와 한국 여행 전에 보면 좋을 영화와 드라마 리스트, 매우 주관적인 서울의 최고 맛집과 핫플레이스만 참고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인 독자들만을 위한 서문 ● 004 ![]() : 외국인에게 ‘K’를 설명하는 책이라니, 당연히 다 아는 이야기일 줄 알았고, 그래서 재미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반전의 연속이었다. 토종 한국인인 나조차 몰랐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히 그러려니 했던 부분들에도 하나같이 흥미진진한 ‘사연’이 있었다. 이게 이래서 이런 거였어? 더 놀라운 것은, ‘아는 이야기’ 부분도 의외로 재미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걸 이렇게 설명한다고? 내가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면 정말로 신기하게 생각했겠구나.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듯,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저자는 외국인에 빙의된 듯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그것도 기가 막힌 유머와 함께. 영어로 된 한국 안내서 중에서 진짜 한국인이 쓴 책이 지금까지 단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주로 한글 원고를 읽었지만, 가끔씩 영문 원고를 함께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걸 영어로는 이렇게 설명하면 되는구나. 다음에 외국인 친구를 만났을 때 써먹어야지. 그나저나, 이 책을 만나는 바람에 뜻밖의 지출이 늘게 생겼다. 나의 외국인 친구들에게 이 책을 보내주고 싶어서다. 책값보다 배송비가 더 들지 않도록,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면 참 좋겠다. : 서울을 세계 5대 관광도시로 만들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연간 3천만 명으로 늘리자. 이것이 내가 대표로 있는 ‘서울관광재단’의 비전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 “한 방 맞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국인에게 ‘K’에 관한 책을 읽힐 생각을 왜 못했을까.(왜 못했는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현대의 관광산업에서는 ‘스토리’가 곧 경쟁력이다. 별것 아닌 건물이나 특별하지 않은 음식도 ‘스토리’를 입으면 ‘핫 스폿’이 되는 것을 해외에서 많이 보았음에도, 대한민국이 이미 풍부하게 갖고 있는 스토리를 외국어로 소개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재단에서 만나는 숱한 외국인들(주로 외국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미팅 후에 “한국을 제대로 소개하는 영문 자료는 없나요?”라고 물었을 때, 간단한 팸플릿이나 관련 홈페이지 말고는 제공할 자료가 없었으니 말이다. 어떤 도시가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스토리가 없는 도시들은 일부러 만들어낸다. 하지만 서울은 스토리가 이미 넘칠 만큼 많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어 버전’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책을 각국의 관광업계 종사자와 인플루언서들에게 강제로라도 읽히고 싶다. 이 책에 등장하는 ‘K-스토리’들이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로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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