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올해의 여성' 사회(인권)상을 수상한 슈퍼모델 와리스 디리의 수기.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 유엔 인권대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세계적인 모델이자 유엔의 특별사절로 전 세계를 누비며, 또렷하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인권을 수호하는 그녀의 모습은 자유롭고 아름답다.
변변한 옷은커녕 신발 한번 신어보지 못하고 맨발로 초원을 뛰어다니던 흑인 소녀 와리스 디리. 문명과는 거리가 먼 소말리아에서 숨 막힐 듯한 삶을 살고 있던 그녀는 열네댓 살의 나이에 가족을 버린다. 낙타 몇 마리에 팔려 나이 든 노인과 결혼해야 하는 현실이 싫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몰래 새벽에 집을 나서던 와리스에게는 특별히 준비된 미래와 계획이 없었다. 단지 관습과 전통 앞에 주저앉기에는 너무 어리고 꿈이 많았을 뿐이다. 글자도 모르고 돈 한 푼 없던 와리스는 모가디슈와 런던의 밑바닥 가정부 생활을 거쳐, 결국 패션 계의 검은 신데렐라로 화려한 무대 위에 우뚝 서게 된다.
'와리스'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말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 와리스 또한 사막의 그 꽃들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결코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법이 없다. 양을 치며 물과 풀을 찾아 끝없이 대지를 떠 돌던 유목 생활에서 소녀가 터득한 것은 그래도 걸어야 한다는 것,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삶은 그렇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철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고전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타인의 기원》 《보이지 않는 잉크》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남성은 여성에 대한 전쟁을 멈출 수 있다》 《거실의 사자》 《사막의 꽃》 등이 있다. 2023년 첫 에세이 《사는 마음》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