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의 저자) : 어느 날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고마운가 하고 생각해 봤더니 내게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었고, 어느 날 내 인생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하고 생각해 봤더니 내게 시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신의 인생에 어머니가 안 계시고, 시가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눈물 날 것인가. 다행히 어머니처럼 늘 따뜻한 손길로 시가 우리의 인생을 적셔주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우리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시인 신경림 선생이 평소에 외고 있는 시를 모아 시집으로 엮어 우리 가난한 영혼의 두레상에 한 상 가득 차려 올려놓아주셨으니 이 얼마나 배부르고 감사한 일인가. 당신은 오늘 이 시집을 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라. 길을 걸어 가다가 밤이 가고 다시 먼동이 트면 이 시집을 펼치고 소리 내어 시를 읽어라. - 정호승 (시인)
최영미 (시인) :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인들이 신경림 선생님의 초대로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 시가 이토록 풍부했던가. 내가 존경하는 우리 시대의 큰 시인이 직접 뽑고 해설을 붙인 작품을 감상하며 한국 현대시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어졌다.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이, 임화와 백석이 엊그제 술집에서 만난 선배처럼 가까이 실감되었다. 한 편의 시를 대하는 선생의 영ㄹ정을 내가 닮을 수 있다면! 저마다 빛깔이 다른 작품들을 다루는 당신의 공평무사하며 섬세한 감식안에 나는 감탄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지 안흔ㄴ다. 정말 좋은 시는 무쇠로 무장한 아무리 단단한 가슴도 녹인다. 아름다운 우리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며 남이 맛보지 못하는 삶의 즑움을 하나 더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 최영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