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이다.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동물의 구름 모양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 등 열두 동물의 시간에 맞춰 변화하는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배우고 나아가 삶의 이치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동시는 일단 어렵지 않은 연상으로 어린이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시는 각 행의 어미에 ‘만들었다가’라는 반복 구성으로 운율을 만들어 시를 읽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또 뭘 만들지?”라는 시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시에 등장하는 동물 이외의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광규 (지은이)의 말
이번에 쓴 책 ≪구름≫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또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이 태어난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고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동물의 구름 모양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깊은 뜻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고대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물을 사랑해왔으며, 열두 동물들 이야기에 우리 민족의 정신을 담아왔습니다. 또 이 동물들은 우리 민족이 사용하는 덕담의 자료가 되었고, 많은 속담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열두 띠에 나타난 열두 짐승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몽골과 멀리 인도와 티베트 사람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대 사회부터 본래 인간은 동물에서 진화한 것으로 동물의 속성이 남아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열두 마리 동물을 하나로 묶어 놓으면 바로 사람의 심성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사람에게는 무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동물의 속성이 있고, 이들 동물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과 글과 조각으로 남겼지요. 불경에는 이들 동물에게 구원을 청하는 주문이 들어 있고, 경주의 괘릉과 김유신묘 둘레에는 열두 동물 조각이 묘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시간을 세는데 열두 동물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쥐는 23~01시, 소는 01~03시, 호랑이는 이른 03~05시, 토끼는 05~07, 용은 07~09시, 말은 1~13시, 양은 13~15시, 원숭이는 15~17시, 닭은 17~19시, 개는 19~21시, 돼지는 21~23시에 배치했습니다.
우리는 태어난 해와 시를 가지고 그 사람의 기질을 살피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쥐해와 쥐시에 태어난 사람은 쥐의 속성과 같이 부지런하고 아이를 많이 낳고 부자가 된다는 것이지요. 소해에 태어난 사람은 소처럼 끈기가 있고,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주가 많다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이들 열두 동물의 특성과 사람의 특성을 비교하고 상상하면서 이 책을 엄마와 같이 읽어가는 기쁨을 느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