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 시리즈 53권. 팔만대장경과 함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경판전의 건축 과정을 아름다운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아버지를 여의고 우연히 장경판전 짓는 일에 참여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주인공 소화의 성장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선 시대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소화는 매품팔이를 하는 아버지와 오순도순 살아간다. 아버지는 혼자 소화를 키우기 위해 그토록 좋아하던 목수 일을 접고 남의 매를 대신 맞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독하게 매를 치기로 소문난 점백이 나장에게 매품을 팔던 아버지가 기어이 숨을 거두고, 뱀골 영감은 받을 빚이 있다며 소화네 집을 빼앗아 버린다.
한순간에 아버지를 잃고, 집까지 빼앗긴 소화는 곱게 댕기 들인 머리를 싹둑 자르고서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인 대목장 아저씨를 따라나선다. 그리고 깊은 산속에 자리한 절, 해인사에서 장경판전 짓는 일을 거들게 되는데…. 과연 장경판전은 무사히 지어질 수 있을까? 소화는 마음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까?
매품팔이
꽃 점 같은 거, 순 엉터리야!
집 안에 울려 퍼지는 곡소리
운명을 바꿀 만한 중요한 순간이 오면
바람이 태어나는 골짜기
복을 짓는 일
집주인에게 걸맞는 집
멍청한 도둑놈
대들보가 썩는 줄도 모르고
좋아서 하는 일
근심을 풀고 걱정이 사라지는 곳
그림자 연꽃으로 만든 연화문
꿈결처럼
혼자라고 해서 꺾이지 말고
부처님의 나라
바람을 품은 집
조경희 (지은이)의 말
이 책의 제목, 《바람을 품은 집》은 장경판전을 가리킵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집이지요. ‘바람’은 자연의 바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크고 작은 소망을 뜻하기도 합니다. 장경판전을 지으면서 저마다 꿈꾸었을 바람, 고단한 삶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희망의 ‘바람’을 말이지요. 장경판전이 그토록 오랜 세월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소박하고 순수한 바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지금 여러분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바로 이런 바람들을 품은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마음속에 품고 있는 바람이 있나요? 이 이야기를 읽고 여러분의 바람을 확인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