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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친구도 없고, 여자도 없고, 한잔 술로 마음을 달래며 그날그날 항만 노동자로 생계를 꾸려가는 열아홉 살 간타의 서글픈 삶을 다룬 작품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나 복잡한 플롯도 없고, 남녀의 뜨거운 로맨스나 애틋한 사랑의 감정도 없다. 마치 과거 카프 소설에 등장할 법한 가난과 물질적인 고통, 그리고 그것에 따른 괴로운 심리묘사가 가득하다.

작가는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사소설(私小說)'이라는 일본 고유의 문학적 방식으로 녹여낸다. 자연주의자인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로부터 시작되어 다자이 오사무의 서정적 작품들로 성숙을 맞은 후, 일본문학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르인 본격 사소설의 전통은 맥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니시무라 겐타는 그 전통을 무려 60여 년 만에 되살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사소설의 후계자인 그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자기 일상의 흔적을 문자로 옮겨서 종이 위에 보관할 뿐이다. 가공되지 않은 그 삶의 단면은 당연히 거칠고 어딘지 불편하지만 거기에 깃든 진정성이야말로 <고역열차>가 주는 거친 매력이다.

표제작 '고역열차'가 중졸의, 계획도 미래도 희망도 없는 열아홉 살 주인공 간타의 삶을 담담하게 그렸다면, 함께 수록된 '나락에 떨어져 소매에 눈물 적실 때'는 중년 작가 간타의 문학 인생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작가 자신의 심리를 묘사하는 객관적이고 유머러스한 시선을 통해 '충치를 깨무는 듯한 (아픈) 쾌감'과 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공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고역열차
나락에 떨어져 소매에 눈물 적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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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 뭐지? 정말 아무것도 없잖아. 당장 서점에 달려간다. “『고역열차』주세요.” 이거 굉장한걸. 이처럼 영혼이 흔들린 게 언제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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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1년 10월 01일 '문학예술'

“나는 원래 이런 인간이니까……”

「고역열차」
소설의 주인공 간타는 부두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다. 5천 엔 남짓 되는 돈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일당은 하루 이틀 치의 밥, 술, 담배를 사는 데 사용된다. 선술집에서 TV로 야구를 보며 싸구려 잔술을 마시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다. 간혹 여유가 되면 저렴한 풍속점에 가기도 한다. 아껴서 쓴다지만 수중의 돈은 금방 바닥이 난다. 국수 한 그릇 사먹을 돈도 남지 않을 때, 그는 다시 끌려가듯 부두로 향한다. 간타에게 노동이란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을 때 마지못해 일을 나간다.(16쪽, 47쪽)
그도 학창시절에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성범죄로 수감되면서 그의 인생은 세상과 멀어지기 시작한다. 중졸인 그가 도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부두에서 짐 나르기’뿐이었다. 이런 간타에게 우연히 전문학교를 다니는 쿠사카베라는 친구가 생기고, 그후로 간타의 삶에는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구사카베의 지극히 평범한 삶은 그에게 엄청난 벽으로 다가온다. 결국 그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나락에 떨어져 소매에 눈물 적실 때」
“아. 시파. 세상이 뒤집어지는 한이 있어도 가와바타 상만은 받고 싶어.”(152쪽)
이제 중년이 된 간타가 중얼거린다. 그는 노동하는 틈틈이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살아가고 있다. 며칠 전 허리를 다친 이후, 그는 아파서 조금도 움직일 수도 없다. 허리 통증이 조금 나아지자 근처 병원에 진통제라도 탈 요량으로 집을 나서고, 그러던 중 헌책방에 들리게 된다. 현재, 간타에게 유일한 희망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이다. 그에게는 헌책방에서 자기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는 작가의 책을 사면, 그 상을 수상하는 행운이 따르는 징크스가 있다. 마침 가와바타 상을 받은『호수』를 발견하게 된 그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가와바타 상 당선 제비를 뽑은 듯한 기분”(162쪽)에 사로잡힌다. 아픈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벌써 수상 내정이라도 받은 듯한 생각”(163)에 사로잡히지만 기다리던 심사일에 담당 편집자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신인 작가의 불안과 그가 생각하는 문학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지은이 : 니시무라 겐타 (西村賢太)

수상 :	2011년 아쿠타가와상
최근작 :	<고역열차> … 총 48종 (모두보기)
소개 :	1967년 7월, 도쿄 에도가와 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범죄를 일으켜 수감된 뒤에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가 성범죄였다는 사실을 처음 전해듣고 등교를 거부하면서 세상과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집을 나와 부두 하역 노동이나 경비원, 주류판매점 배달원, 식당 거주 종업원 등 육체노동으로 밥벌이를 시작했다. 폭행 사건으로 두 차례 체포되기도 했다. 스물세 살에 그와 흡사한 삶을 살았던 1920년대 소설가 후지사와 세이조의 ... 1967년 7월, 도쿄 에도가와 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범죄를 일으켜 수감된 뒤에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가 성범죄였다는 사실을 처음 전해듣고 등교를 거부하면서 세상과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집을 나와 부두 하역 노동이나 경비원, 주류판매점 배달원, 식당 거주 종업원 등 육체노동으로 밥벌이를 시작했다. 폭행 사건으로 두 차례 체포되기도 했다. 스물세 살에 그와 흡사한 삶을 살았던 1920년대 소설가 후지사와 세이조의 소설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고, 그가 추구했던 일본 사소설私小說의 세계에 매료된다. 이후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한 문학동인지에 기고를 하기 시작했고, 2003년에 상업잡지에 처음으로 글을 실으며 데뷔했다. 이후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세 차례에 걸쳐 후보에 올랐던『고역열차』로 144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그는 “수상은 글렀다 싶어서 풍속점으로 가려고 했었습니다. 축하해줄 친구도 없고, 연락할 사람도 없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남기기도 했다. 밑바닥 삶의 신산함과 그 속을 흐르는 삶과 문학에 대한 뜨거운 진정성을 담은 그의 소설은 대지진의 아픔을 겪은 일본 사회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야마 가타이로부터 시작되어 다자이 오사무로 완성된 후, 맥이 끊긴 일본 사소설의 전통을 이을 묵직한 작가로 일본 문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다시는 가지 못할 거리의 지도』『동전을 헤아리다』『수필집-사소설 쓰기의 변』『사람도 없는 봄』 등을 펴냈다.

옮긴이 : 양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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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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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시티 뷰>,<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등 총 364종
대표분야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1위 (브랜드 지수 333,587점), 과학소설(SF) 23위 (브랜드 지수 14,333점), 에세이 37위 (브랜드 지수 139,6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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