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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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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비극이 처음 터져나온 곳, 그리하여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어떤 사람들은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갈 이 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나 '우한폐렴'이라 지칭하며 거리를 두었던 곳 - 중국 우한에서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한 창궐과 일파만파의 확산, 은폐와 침묵, 고위직들의 안이한 대응과 평범한 사람들의 절규를 목격하고, 그 실상을 낱낱이 기록한 작가의 일기가 출간되었다.
중국 최고 권위의 루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어린 시절부터 우한에서 자라난 소설가 팡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도시가 봉쇄된 지 사흘째부터 인구 1천만의 대도시가 하루아침에 멈춰버린 우한의 참상과 생존기를 웨이보에 써나가기 시작한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살아 있는 중국의 양심' '우울한 중국의 산소호흡기'라며 극찬했다. 그러나 팡팡이 기록한 우한의 실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파괴력은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갔다. 중국 정부의 검열로 그의 웨이보가 차단되고 글이 계속 삭제당하자, 중국 네티즌들은 팡팡의 일기를 댓글로 각자 이어서 올리는 댓글 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결국 팡팡의 일기는 SNS를 넘어 해외 언론에 보도되었고 날로 유명해졌다. 추천의 말_04 ![]()
: 팡팡의 『우한일기』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 초기의 은폐와 침묵을 고통스럽게 추적하고 있다. 중난산과 리원량, 그리고 동료 의사들의 경고와 호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현실을 은폐했고, ‘괴담’을 유포한 의사 8명을 처벌했다. 언론은 연일 태평세월의 뉴스를 전했고, 코로나19는 팽창하고 있었다. 정부는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않고, 감염병이 돌고 있다는 ‘말’을 통제했다. 이 코로나19의 지옥은 ‘거짓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팡팡은 결론지었다. 정치권력은 원하지 않는 사실을 믿지 않고, 원하는 환영幻影을 믿는다. 그래서 고해의 파도는 더 높아진다.
희망은 선한 다수의 마음과 행동 속에 있었다. 봉쇄된 대도시에서 시민들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했고, 진실을 요구했다. 돌절구에 고인 빗물을 마시는 까치를 보면서, ‘살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느꼈다고 팡팡은 썼다. : 이 책은 인구 천만 도시가 전염병 때문에 76일간 봉쇄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역사적 증언이다. 중국 우한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비극의 도시이면서, 그 비극을 기록할 작가를 길러낸 행운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60년을 산 “진짜 우한 사람” 소설가 팡팡은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본 것, 들은 것을 풀잎처럼 소박한 언어로 촘촘하게 받아적고, 직무를 다하지 않은 공무원과 전문가를 벼락처럼 날카롭게 질책한다. 팡팡은 배달청년들, 일선 경찰들, 환경미화원 같은 노동자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제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그 또한 갖은 협박에도 작가의 직분을 다한다. 팡팡이 인터넷에 올린 일기를 보고서야 우한 사람들은 불안과 함께 잠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이 혹독한 유폐의 시간에서 그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속해 있음을 절감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재난에 빠진 공동체가 믿음의 벨트를 이루어 써내려간 공동창작물이 바로 『우한일기』다. 팡팡은 코로나 시대에 놓인 인류에게 외친다. “집단의 침묵, 그게 제일 무서운 것이야.” : 팡팡의 일기는 코로나19의 가장 자세한 문학적 기록이 될 것이고, 이번 역병 재난에 대한 기억의 화석이 될 것이다. 팡팡 같은 우한의 작가와 시인들, 그리고 다른 유형의 창작자들의 일기가 결국에는 이번 역병의 재난에서 가장 독특하고 세밀한 기억이자 문학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기들이야말로 시대의 가장 견고한 디테일이다. 이런 일기들이 없다면 역병이 물러가고 몇 년만 지나도 이 재난에서 죽어가야 했던 무고한 사람들의 귀중한 생명은 오래지 않아 기억의 공백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17년 전에도 사스가 창궐했지만 당시에는 팡팡의 일기 같은 기억의 작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역사는 항상 이정표의 방식으로 지나간 시간의 윤곽을 개괄한다. 팡팡의 일기처럼 양심과 지성을 갖춘 수많은 기록자들의 글쓰기는 이 이정표에 새겨지는 가장 구체적인 문자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땅바닥에 쓰러진 작가와 문학의 얼굴을 다시 일으켜세워준 팡팡에게 감사해야 한다. : 『우한일기』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한 내부자의 이야기이다. 팡팡은 우리 곁에 산재한 매일의 불의를 포착하고 작은 실수와 태만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이어지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리고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떠들썩하게 장식하는 세계적인 유행병으로만 다뤄지던 코로나19를 인간의 삶의 영역으로 끌고들어와 가만히 성찰한다.
팡팡은 선동가도, 반체제 인사도 아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 정부의 안이한 대응, 그리고 신종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국의 경험에 대해 불신하고 경멸한 서구권 국가의 오만함으로 인해 인류 전체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이다. 베이징의 중난하이 지도부의 안뜰에서도, 백악관 복도에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시대의 메시지이다. : 『우한일기』에서 팡팡은 봉쇄가 시작될 때의 충격과 공포를 포착한다. 음식, 반려견, 수면, 친구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 관해서도 썼다. 울음소리와 고통, 자신이 믿었던 조국에 대한 애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집안에 갇혀 지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또 팡팡은 코로나19 창궐과 관련해 주춤거리며 미적지근하게 대응한 중국의 불편한 진실을 밝혔다. 그녀의 글은 검열당했고 삭제당했으나 팡팡은 자신의 일을 계속했다. 순순히 입 닫고 살아갈 수도 있었을 봉쇄 기간 동안 팡팡은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대범한 문장을 써내려갔다. : 팡팡의 『우한일기』는 우리 곁의 작고 작은 것들을 기록하였으나, 비극적이고 부조리한 76일간의 도시 봉쇄를 다룬 매우 중요한 문서다. 이 기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었는지, 그리고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또 하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국가가 초기의 실수를 은폐하려는 상황에서 우한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어떻게 인내했는지를 알려준다. : 우한에 거주하는 소설가 팡팡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한 후 봉쇄 기간 동안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우한의 이웃들을 관찰하며 그들이 무엇을 느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중국 내에서도 뜬구름 잡는 듯한 논란과 추상적 이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팡팡의 『우한일기』는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현실감각을 선사할 것이다. : 희망이 없음에도 계속 싸워나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그려냈던 팡팡은 자신의 개성과 신념을 확장해 『우한일기』를 펴냈다. 팡팡의 독백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좌절과 슬픔의 출구를 찾으려는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1년 1월 1일자 - 동아일보 2021년 1월 2일자 '책의 향기' - 경향신문 2021년 1월 1일자 '책과 삶' - 서울신문 2021년 1월 1일자 - 한국일보 2021년 1월 1일자 '새책' - 세계일보 2021년 1월 1일자 - 국민일보 2020년 12월 31일자 '책과 길' - 조선일보 2021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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