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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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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내가 만난 한자는 몇 개나 될까? 너무 익숙해서 제대로 그 뜻을 알지 못했고, 제대로 알지 못해 너도나도 잘못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는 과연 얼마큼일까?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한 열풍이 지속되는 요즘, 우리말의 세계를 좀 더 정확하게 탐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자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어려운 한자어 쓰며 남들 앞에서 유식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말을 바르게 읽고, 쓰고, 말하기 위해서다. ‘한글’과 ‘한자’가 수레의 두 바퀴처럼 균형을 이룰 때 우리의 언어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책은 수십 년간 한자를 가르치며 한문 교육을 실천해온 이명학 교수가 전하는 ‘일상 한자어 모음집’이자 별다른 지식 없이도 술술 읽으며 한자를 익히는 ‘실용 안내서’다. 단순히 이론으로 암기하는 언어가 아니라,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익숙한 표현을 통해 우리가 흔히 주고받는 낱말들의 진짜 의미를 알려준다. 언어의 활용은 정확한 이해에서 시작되고, 오해 없는 소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그 힘이 부드럽고도 강하게 발휘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시종 편안한 목소리로 전한다. “난 한자 몰라도 잘만 사는데?” 외면했던 이들, “한자는 골치 아파!” 손사래 쳤던 이들, “외국어는 고구마”인 양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이들 모두에게 ‘소화가 잘되는’ 청량감을 주는 책이다. 서문_한자를 통해, 나의 언어를 다시 돌봅니다 : 육안으로 관찰한 모양새뿐 아니라 심안으로 헤아려 만들어낸 한자어의 세계가 경이롭다. 세상의 모든 글자는 건축물과 같은 조형미를 갖췄고, 열면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과 이야기가 들어 있다. 책의 목차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면서도 정확히 뜻을 몰라 추측이나 상상의 몫으로 떠넘긴 한자어인 동시에 필요하고 쓸모 있는 또 다른 어휘로 확장할 수 있는 손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열고 들어가 편안하게 구경하듯 경험하면 좋겠다. 한자어의 원리를 깨우친 기분이 들어 내내 흐무뭇할 것이다. 책을 덮은 후엔 다시 열고 싶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종이와 펜을 옆에 두고. : “아침에 체조와 세수 후 기온을 보니 섭씨 12도였다. 보온성이 좋은 양말과 양복을 입고 배낭을 메고 출근길에 올랐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일 터인데, 이 두 문장 속에 한자어가 열한 개나 들어 있다. 그중에는 이 책을 통해 한자어임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있고, 무심결에 사용하는 단어의 유래를 알게 된 것도 있을 테다. 한자어인 ‘법(法)’이 수(氵=水)와 거(去)가 합쳐진 본질을 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쉽게 읽고 일상에서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는, 흥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는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0년 11월 6일자 '책꽂이' - 중앙SUNDAY 2020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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