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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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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기’를 하지 못하면 우리는 삶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있기’를 방해하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에 세뇌된 우리 자신이다.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통틀어 매해 단 한 권의 책에 수여되는 ‘오사라기 지로 논단상’, 독자들이 그해 최고의 인문서를 꼽는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대상’ 등을 휩쓴, ‘돌봄’에 관한 현대의 고전 『있기 힘든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있기’를 가능하게 하는 돌봄, 돌봄과 의존의 원리, 돌봄의 상호교환성, 능동도 수동도 아닌 중동태로서 존재하는 돌봄, 허드렛일로 치부되는 돌봄노동을 둘러싼 고민, 일과 인간관계를 비롯해 이별과 죽음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돌봄 이론, ‘있기’를 뒤흔드는 신자유주의의 속성 등 ‘돌봄’에 관한 거의 모든 담론이 담긴 책이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오키나와의 정신과 돌봄시설에서 조현병 환자들과 함께 지낸 4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 사회학, 인류학, 심층심리학 등을 넘나들며 서술한 이 책은 학술서인 동시에 웃음과 감동과 통찰을 담아낸 에세이이기도 하다.

고병권 (읽기의집 집사, 노들장애학궁리소 회원)
: 우리의 ‘있기’는 ‘함께 있기’ 덕분이다. 누군가 곁에 있고 돌봄을 제공하기에 우리는 우리로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본이 수익을 낼 수 없다면 경비라도 줄이라고 닦달하는 사회에서 ‘함께 있기’는 어려워진다. ‘함께 있기’ 어려운 사회는 ‘있기’도 어려운 사회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다. 자본이 부추기는 허무주의에서 벗어나 우리는 어떻게 ‘함께 있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웃었고 코끝이 찡해졌다. 경쾌하고 반짝이는 표면과 장중한 해류가 흐르는 심층이 함께 가는 정말 좋은 책이다.
김중미 (작가)
: 팬데믹 시기, 온 세상이 살아남으려면 거리를 두라고 외쳤고 어린이, 장애인, 이주민, 노인은 고립되었다. 공부방 식구들은 끊어진 연결을 잇고 서로 곁을 지키려고 애썼다. 살기 위한 우리의 몸부림을 세상은 ‘돌봄’이라고 했다. 우리는 돌봄의 행복을 말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돌봄의 필요성과 고통에 대해 더 많은 말을 했다. 그래서 외로웠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이 책 덕분에 우리는 함께 있어야 괜찮아지는 인간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돌봄의 기쁨과 즐거움까지 자신 있게 말하게 되었다.
은유 (르포 작가, 『해방의 밤』 저자)
: 대개의 서사는 인물의 욕망으로 추동된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반대다. 자립하지 않고 욕망하지 않는다. 사건 없음이 사건이다. 그저 있음이 주제다. 그런데도 웃음과 통찰을 한 아름 안겨준다. 일평생 지독하게 세뇌된 가치 체계가 물구나무선다. 있기의 무능이 살기의 무능이고, 의존 없는 삶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의미도 재미도 없음을 완벽하게 설득하는 놀라운 책이다.
이길보라 (작가, 2018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기억의 전쟁> 감독)
: 함께 힘을 빼고 ‘있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이 책은 어깨에 힘을 빼고 주위의 흔해빠진 것들을 바라보게 한다. 이름 없는 것을 묘사하고 그에 이름을 붙인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효율적인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믿어왔던 내게 힘을 빼고 함께 있어보기를 제안한다. 일상을 구성하고 지탱하는 ‘돌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들려준다. 책을 읽으며 자꾸만 덜컥이고 삐걱댄다면 의존과 돌봄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테다.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바라보며 함께 읽고 싶다.
조한진희(반다) (다른몸들 대표,《돌봄이 돌보는 세계》 편저자)
: 모두가 돌봄을 말하는 시대, 과연 돌봄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돌봄시설의 이용자와 노동자가 어떻게 서로 의존하고 돌보는지, 순환하고 완성되는 돌봄의 형태와 의미를 현미경으로 실핏줄까지 본 느낌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에서 ‘낙오’된 존재들과 함께하는 돌봄은 그 자체로 신자유주의 가치를 배반하고 다른 삶을 가져온다. 저자가 구체적 현장 경험 위에서 설명한 이론을 따라가다 보면, 선의로 포장된 돌봄의 허구성과 좋은 돌봄이라는 막연함을 넘어서는 고도의 돌봄을 만나게 된다.
홍은전 (작가, 인권동물권기록활동가, 《그냥, 사람》《나는 동물》 저자)
: 마치 모두가 엄마 뱃속에서 걸어 나와 무덤까지 걸어 들어갈 것처럼, 자립이 당연하고 의존은 죄가 된 사회. 하지만 저자는 의존할 수 있을 때, 무리하지 않고 가만히 존재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시종 ‘치료’와 ‘돌봄’을 대비시키지만 ‘치료’의 자리에 교육이나 예술, 심지어 반자본주의 사회운동을 넣어도 무방하다. 이것은 우리가 성장과 자립, 변화와 진보를 추구할 때 놓치는 일상의 가치와 돌봄 받는 동시에 돌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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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있기 힘든 사람들>,<사람들은 왜 내 말을 안 들을까?>,<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총 21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 … 총 51종 (모두보기)
소개 :출판 기획편집자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었고, 현재는 일본어 번역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있기 힘든 사람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1, 2』 『서로 다른 기념일』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먹는 것과 싸는 것』 『마이너리티 디자인』 『물속의 철학자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돌봄, 동기화, 자유』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