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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상인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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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폭언, 비정규직 해고 등의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피디의 엄마가 쓴 에세이. 누구나 부모이거나 자식이기에 헤아릴 수 있는, 누구나 노동자이거나 사회 구성원이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슬픔 너머,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멈춰 생각해 보게 한다.

오랜 시간 교사로 살았고, 남은 시간 엄마로 살아갈 저자가 쌓은 이 각고의 기록은 그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뿐 아니라, 안타깝게 떠난 아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멀찍이 지켜보던 이들의 무력한 마음을 움직인다. 어쩌면 모두라고 해도 좋을 ‘양육자’들에게, 우리가 놓쳐 버린 아까운 삶들을 종종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추천의 글
들어가며

1 이 말을 못 했는데 네가 내 곁에 없다
특별한 날 | 보고 배운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한 | 한빛의 방 | 고양이 푸리 | 그리움은 가시지 않는다 | 해직 교사 | 힘들게 쓴 답장 | 아들 자랑 | 너무 늦었지만 | “나도 구경 다니고 싶다” | 기도해 주길 | 새 이름을 갖고 싶어 | 죽음과 함께 산다 | 적당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 멀어지지 않으려는 노력 | 마지막 부탁은 거절할게 | “사랑하는 엄마에게, 한솔” | 슬픔은 아름다움의 그림자 | 덜 추운 겨울을 보내기를

2 사랑하는 사람은 무덤이 아니라 기억 속에 묻혔으니
이층집 | 뻐꾸기시계 | 민물고기와 개울 순례 |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 스스로 찾을게요 | 아버지는 하고 나는 못한 것 |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 이 미친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 자전거 탄 풍경 | 네 마지막 선택까지도 | 엄마의 거짓말 | 하나 분명했던 마음 | 수험생 엄마 | 마음의 일 | 캠퍼스 탐방 | 프란치스코를 위한 기도 | 내가 죽지 않는 한, 아들도 죽지 않고 살아갑니다 | ‘운명’을 마주하는 법

3 이 바닥이 원래 그렇다는 말 대신에
아름다운 청년 | 함께 비를 맞는다는 것 |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안다 | 가슴에 묻었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희망 | 기억한다는 것 | 오.늘.이라 힘주어 적었다 | 조롱당하기 쉬운 마음 | 이 바닥이 원래 그렇다는 말 대신에 |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 | 계란을 쥐여 주는 사람들 | 슬픔 앞에 중립 없다 | 사람을 살리는 기적 | 고맙습니다

4 네 죽음이 지옥 같은 여기에도 빛을 몰고 오고 있다고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 |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 ‘우연’이 아닌 ‘인연’ | 뜻밖의 선물 | 이 모든 게 기적 같아 | ‘구걸’이 아니라 ‘초대’ | 한빛의 친구들 | 슬픔 자체는 극복할 수 없을지라도 | 저는 한빛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 네가 일으킨 작은 바람에 수많은 바람이 인다 | 네가 지옥 같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나가며

정혜신 (정신과 의사, ‘치유공간 이웃’ 치유자, 『당신이 옳다』 저자)
: 이한빛 피디가 떠난 후, 아무 소리도 도달하지 않는 듯한 진공상태 속에 있던 ‘한빛 엄마’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들숨과 날숨마다 비수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절박하게 아들 한빛을 붙잡았다. (한빛아, 엄마의 그 손힘을 너도 느꼈니?) 엄마에게 세상의 소리들은 점점 멀어지고 옅어져도 한빛의 목소리는 천둥소리만큼 커졌다. 한빛의 부재 속에서 엄마는 그렇게 한빛을 만나고 만날 때마다 한빛을 강보처럼 감싸 안았다. (한빛아, 엄마 품이 뜨거웠지?)
보내 주라고, 잊으라고, 그래야 산 사람은 산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사력을 다해 한빛을 찾아 손잡고 한빛의 말에 온 체중을 싣고 귀 기울였던 저자는 아들을 제대로 만나야만 엄마가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 준다. 한빛이 괴로워한 게 무엇이고 어떨 때 행복했는지, 아들 한빛이 어떤 존재였고 또 어떤 아들이었는지 더듬어 가며 엄마는 더욱 한빛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비로소 김혜영 자신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슬픔이지만 찬란한 한빛’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끌리는 인간이었고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한빛아, 엄마, 아빠를 통해 널 알게 됐어. 넌 참 사랑스럽더라. 이름처럼 환하더라. 한빛아, 내내 사랑하고 또 사랑할 거야.
엄지혜 (에세이스트, 《돌봄과 작업》(공저) 저자)
: 어떤 마음으로 읽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읽은 책은 아마도 내 기억 속에 최초다. 상상할 수 없는 아픔, 겪어 보지 못한 슬픔인데도 감히 저자의 마음이 흠씬 헤아려졌다. 상실, 분노, 슬픔, 자책, 반성.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고통을 몇 단어로 표현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부모로서의 자아와 교사로서의 자아가 충돌할 때마다 느껴야 했던 번민 앞에서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적당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슬퍼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고(故) 이한빛 피디의 엄마 김혜영. 하늘에서 이한빛 피디가 엄마의 기록을 읽고 나면 어떤 말을 해줬을까, 오래 생각해 봤다. 아마도 저자가 아들이 키우던 고양이 ‘푸리’를 생각하며 했던 말과 꼭 같은 말이 아닐까. “미안해하지 마세요. 엄마의 마음을 다 알아요.”
박희정 (인권기록활동가, 『금요일엔 돌아오렴』 공저자)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후회와 자책에 사로잡힌다. 미안한 일들과 더 이상 해주지 못하게 된 좋은 일들만 떠오른다. 나만 살아 있는 게 염치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을 모른 척할 수 없게 마음 다해 사랑했기 때문이다.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의 관계가 자식과 부모일 때, 후회와 자책의 서사는 ‘더 잘 해줄 걸’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 평등하게 만나기보다 돌봄을 주고 기대에 부응하는 관계로 뿌리 깊게 자리매김해 있기 때문이다.
‘한빛 엄마’ 김혜영도 엄마의 자리에서 출발해 지난 시간 속의 한빛을 다시 만나러 간다. 만남은 부모-자식에 대한 확고한 이야기를 새로 쓰며, 점차 한 사람과 한 사람의 만남으로 확장된다. 김혜영이 자꾸만 이한빛의 자리에 서보려 애쓰기 때문이다. 내가 알던 한빛뿐 아니라, 내가 모르던 한빛을 만나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김혜영은 매일 한빛을 새롭게 발견한다. 한빛은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난다. 멈춰 있지 않고 흐르고 바뀌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다. 김혜영은 이한빛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 삶을 선물하고 있다.
때로 선물은 주는 사람에게도 큰 선물이 된다. 김혜영은 이한빛이 보았던 세상으로 조금씩 나가며, 한빛과 함께 다짐만으로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 길을 새기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누구보다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이다. 지옥을 품은 세계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1년 4월 23일자

최근작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1981년부터 39년 6개월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일하다가 2020년 8월 안곡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2016년 10월,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었던 아들 이한빛 피디가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폭언, 비정규직 해고 등의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후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 글을 썼다. 이름처럼 빛나는 삶을 살았던 아들의 꿈을 기억하며, 남겨진 사람으로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하려고 한다.

후마니타스   
최근작 :<우리의 노래가>,<평등한 평범>,<느리게 마이너노트로>등 총 276종
대표분야 :여성학이론 1위 (브랜드 지수 27,314점), 사회학 일반 1위 (브랜드 지수 79,039점)
추천도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출간 이래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이자, 보통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왜 한국 민주주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지고 있는지, 왜 제도권 정치 세력은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보수적 경쟁에만 머물고 있는지 등,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은 15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한국 사회가 대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안중철(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