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외로워 말 외로워 마라, 속삭임이다
돌이킬 수 없이 아득한 질주다
언제나 첫사랑이다
달고 쓰고 차고 뜨거운 기억의 소용돌이다
검은 히드라다
두근두근, 기대다
아내 같은 애인이다
맛보지 않은 욕심이며 가지 않은 여행이다
따로 또 같은 미소다
오직 이것뿐! 이라는 착각이다
흔들림이다
아름다운 독이다
끝나지 않는 당신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
해설
김탁환 (지은이)의 말
발자크에게, 뿌쉬낀에게, 고종에게, 하여 당신에게 커피는 무엇인지요? 아무것도 아니라는 곳에서부터 전부라는 곳까지, <노서아 가비>는 그 답을 찾아가는 소설입니다. 우리네 인생도 쉬운 듯 어려운 질문 하나 부여잡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입니다. 재주 많은 누군가는 자신만의 커피를 손수 만들어 지난 생의 증거로 삼겠지만, 저처럼 어리석은 이야기꾼은 있을 법하지 않은 커피에 관한 작은 이야기 하나 펼쳐 보일 따름입니다. 검은 액체의 사소하지만 집요한 유혹을 다루기엔 작은 이야기가 썩 잘 어울리는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