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2일 : 93호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재밌어보이면 삽니다.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라는 대사가 인쇄된 부산국제영화제의 기념 배지도 참을 수 없어서 사고 말았습니다. 게스트 비지트GV, 영화가 끝나고 영화의 감독, 배우 등이 참석해 대화를 나누는 행사에 손을 들고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질문을 던지는 관객을 '빌런'이라고 칭하는 밈이 있는데요. 눈치껏 행동하지 싶으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눈치를 보라는 저 스스로의 시선이 답답하기도 하고 이 단어를 들으면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급류> 정대건의 첫 소설은 이 '빌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설입니다.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작가의 신작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주인공 캐릭터와 '베레모 빌런' 고태경은 유사한 지점이 있는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이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아직 데뷔하지 못한 이 인물들은 자신이 지금도 영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꿀 ‘원찬스’로 고태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하는 주인공 조혜나는 '빌런'의 목소리를 들어보면서 자기 자신의 안에도 목소리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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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밌어보이면 삽니다.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라는 대사가 인쇄된 부산국제영화제의 기념 배지도 참을 수 없어서 사고 말았습니다. 게스트 비지트GV, 영화가 끝나고 영화의 감독, 배우 등이 참석해 대화를 나누는 행사에 손을 들고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질문을 던지는 관객을 '빌런'이라고 칭하는 밈이 있는데요. 눈치껏 행동하지 싶으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눈치를 보라는 저 스스로의 시선이 답답하기도 하고 이 단어를 들으면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급류> 정대건의 첫 소설은 이 '빌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설입니다.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작가의 신작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주인공 캐릭터와 '베레모 빌런' 고태경은 유사한 지점이 있는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이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아직 데뷔하지 못한 이 인물들은 자신이 지금도 영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꿀 ‘원찬스’로 고태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하는 주인공 조혜나는 '빌런'의 목소리를 들어보면서 자기 자신의 안에도 목소리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독자가 밀어올린 베스트셀러 <급류>는 SNS인 틱톡에서 유행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소개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책을 읽어주었다는 틱톡커는 현재 TV 광고에서 자신의 벅찬 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작은 행운이 나를 밀어올려주길 바라지 않을까요? 정대건 작가 스스로 “나의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싶을 만큼 이 소설에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라고 말하는 이 소설에는 그런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절판 후 재출간 된 이 소설, 지금 읽기 딱 좋습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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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쪽 : “누군가 오랫동안 무언가를 추구하면서도 이루지 못하면 사람들은 비웃습니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비웃거나 미워하죠. 여러분이 자기 자신에게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냉소와 조롱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값싼 것이니까요. 저는 아직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꿈과 열망이 있습니다.”

Q :
이 소설집의 표제작 <달걀의 온기>는 소설집의 맨 마지막 작품으로 놓여 있습니다. 앞에 놓인 소설들을 지나쳐 비로소 '온기'에 다다르면 노란빛으로 감싸는 느낌이라 이 소설이 여기 놓여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소설집에 각 소설을 배치할 때, 김혜진 작가가 따로 염두에 둔 기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
소설의 배치를 고민할 때 편집부에서 <달걀의 온기>를 가장 마지막에 두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어요. 소설집 전체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작품으로 보셨던 것 같아요. 책이 나오고 보니 <관종들>에서 시작해 <달걀의 온기>로 이어지는 과정이, 온기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흐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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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 소설집의 표제작 <달걀의 온기>는 소설집의 맨 마지막 작품으로 놓여 있습니다. 앞에 놓인 소설들을 지나쳐 비로소 '온기'에 다다르면 노란빛으로 감싸는 느낌이라 이 소설이 여기 놓여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소설집에 각 소설을 배치할 때, 김혜진 작가가 따로 염두에 둔 기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
소설의 배치를 고민할 때 편집부에서 <달걀의 온기>를 가장 마지막에 두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어요. 소설집 전체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작품으로 보셨던 것 같아요. 책이 나오고 보니 <관종들>에서 시작해 <달걀의 온기>로 이어지는 과정이, 온기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흐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Q :
<하루치의 말> 애실이 빌려준 돈이 '칠백이십만원'인데요. 용서하기엔 큰 돈이고, 큰 문제로 삼기엔 또 잊으면 잊을 수 있는 돈이라 이 액수가 딱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걀의 온기>의 청란의 가격은 한 알에 천원인데요. 김혜진 작가의 소설은 무척 구체적인데, 이 구체적인 액수의 규모를 소설에서 어떻게 책정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A :
청란처럼 사고파는 상품의 경우는 대략적인 시세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오간 돈의 규모는 주인공들의 형편과 관계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고요.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은 돈도 아닌, 그런 애매한 액수일 때, 관계에 대한 입장이나 서로에 대한 마음이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Q :
<관종들>의 정해를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정해처럼 피곤하게, 굳이 그렇게 살고 있을 텐데요. 저처럼 정해를 자꾸 떠올리게 될 독자들에게 인사가 될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떤 관심은 때로 간섭처럼 느껴지고, 어떤 선의는 선을 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다가갈 때 주저하고 망설이게 되는 측면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지금보다 조금 더 가볍게 관심을 주고, 또 받을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가까이 있는 이웃과 친구, 가족에게 안부를 묻듯 가볍게 마음을 건네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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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가장 주목받은 시인 중 한 명일 고선경의 세 번째 시집입니다. '소다수', '토마토'로 상징되는 맑고 투명한 세계가 맑은 여름날 같았다면 이번 시집은 한강난지공원의 밤 같습니다. 맑고 솔직하고 진심인 시가 날것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여기까지 적었을 때 너는 물었지 이런 시를 쓰는 게 부끄럽지도 않니? 밖에 나가 말괄량이인 척 하는 것은?
<러브 온 더 락> 16쪽
저는 17년째 이 서점을 다니고 있는데요. 시집을 읽으며 17년 전 제가 신입사원일 때에 비해 대졸 초봉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것과 칵테일 한 잔 값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도시는 반짝반짝 아름답고 점점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는 것도요. 고선경의 이번 시집은 하고 싶은 건 많고 가처분소득은 적은 젊음의 한 단면을 재치있게, 마음 아프게 포착합니다. 소품가게에서 귀신을 보는 소녀들. 곰인형은 안 무섭고 곰은 무서운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맵고 달콤한 시집으로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일 출근해야 되니까 빨리'(<엔젤 오브 시티>)

먼곳프레스의 첫 번째 시집 〈슬픔의 펼침면〉이 출간된 이후, 작가들과 출판인들이 시인선 시리즈를 만드는 거냐고 물어봅니다. 먼곳프레스는 올해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하려고 하는데 그중 세 권이 시집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답합니다. 그럴리가요.
먼곳프레스를 만들 때부터 다짐했습니다. 출판사를 시작하면 내가 만들고 싶은 책만, 내가 만들고 싶은 방식으로만 만들겠다고. 저는 주로 논픽션 분야의 책들을 만들어왔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책의 세계는 분야와 장르에 갇히지 않습니다.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은 올드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단순하게 요약하면,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은 첨예하고 아름다운 책. 그러므로 시란 장르는 오래 품어왔던 사랑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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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곳프레스의 첫 번째 시집 〈슬픔의 펼침면〉이 출간된 이후, 작가들과 출판인들이 시인선 시리즈를 만드는 거냐고 물어봅니다. 먼곳프레스는 올해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하려고 하는데 그중 세 권이 시집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답합니다. 그럴리가요.
먼곳프레스를 만들 때부터 다짐했습니다. 출판사를 시작하면 내가 만들고 싶은 책만, 내가 만들고 싶은 방식으로만 만들겠다고. 저는 주로 논픽션 분야의 책들을 만들어왔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책의 세계는 분야와 장르에 갇히지 않습니다.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은 올드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단순하게 요약하면,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은 첨예하고 아름다운 책. 그러므로 시란 장르는 오래 품어왔던 사랑 같은 것.
여러 시인선들이 강력히 존재하고 있으며 시인선이 갖는 여러 강점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편집자 1인이 운영하는 먼곳프레스는 감히 규모의 출판을 욕심내지 않습니다. 다만 정형화된 판형과 디자인으로는 먼곳프레스의 열망을 채울 수 없으므로, 먼곳프레스에서 펴내는 시집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과 표정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질 것입니다. 성공의 공식보다 열망의 방식이 소중합니다.
‘카리나와 박정민과 문상훈이 사랑한 시인’ 이제야에게 먼곳프레스는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시인은 저의 퇴사와 창업을 가장 기뻐한 이들 중 하나였고, 출판사의 이름이 정해지기도 전에 저와 함께 시집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으며, 창업 과정에서 제가 외롭고 고될 때마다 한밤의 편지를 보내며 응원해주었습니다. 〈슬픔의 펼침면〉은 무수한 우정의 말로 지은 시집입니다. 〈슬픔의 펼침면〉이 먼곳프레스의 첫 시집이라는 점이 저는 참 좋습니다.
- 먼곳프레스 김진형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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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소재로 이토록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핀 시리즈 소설편으로 출간된 문지혁의 소설은 1999년, 21일 간의 유럽여행에 두고 온 나를 만나기 위해 9268일 동안 계속된 여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시와 셀린의 <비포 선라이즈>가 유행하던 시기의 애틋함에서 출발해 지금의 나, 현실의 나를 붙잡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로 소개된 <마당이 있는 집>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김진영은 한 편의 스릴러 영화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소설을 핀 시리즈 장르로 펴냈습니다. 상처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퇴사 여행을 선택한 혜성은 스페인 여행 동행자를 여행 카페에서 구하지만, 동행자 지효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나타난 서른둘의 남성 길우가 곤란한 상황에 놓인 혜성을 도와주고, 낯선 동행자와 여행을 계속하게 된 혜성은 이 동행자에게서 불안함을 감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