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언니가 죽었다.
삶에 지친 언니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消盡死하였다.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리고 우리 언니와 엄마는 더 미쳤다.”
우리 사회의 빈곤과 슬픔, 여성의 삶을 노래해온 뮤지션 작가 이랑이 지금껏 공개한 적 없었던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간다. 아니 한국에서 여성과 딸, 엄마로 살아가는 것의 고통과 슬픔을. 이랑의 언니 이슬은 2021년 자살했다. 가족과 사회의 압력 속에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타인에게 전부 내어주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다 간 언니의 죽음을 이랑은 자살이 아닌 ‘소진사’라고 정의한다. 이 글은 편집하는 과정에서 읽는 이마다 오열과 통곡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던 슬픔과 광기와 죽음의 역사이지만, 또한 그후 끝내 이랑을 일으켜 밥을 먹게 하고 계속해서 살아 버티게 한 영원하고 무구한 사랑의 역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