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혜야… 너는 지금 출가하면 괴물이 될 거다.”
“사람의 정성을 무시하면서 하는 예술이 그렇게 대단해?”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야.”
조형예술학과에 입학한 스무 살, 정인혜. 밝고 구김살 없는 룸메이트 수진과 캠퍼스 라이프를 시작한다. 그러나 수진을 비롯한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 지낼수록 가족과 얽힌 과거의 상처가 선명해진다. 특히나 집안이 화목한 수진의 입을 통해 그려지는 단란한 가족의 풍경은 인혜에게는 불가해한 영역이다. 인혜는 가족이 불편하다.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오빠가 싫다. 이대로 단숨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고, 윤회가 없는 세계에서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다. 그런 인혜를 꿰뚫어 보듯 다가오는 동기, 류무영. 대학 생활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일상을 유지하려 하지만, 과거는 계속해서 발목을 잡으며 인혜를 고독하게 만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