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암시민, 살아진다'는 제주 민중이 온몸으로 써내려간 4.3 연대기.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어려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시인인 지은이가 지극히 쉬운 문체로, 말하듯이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4.3이야기다. 하지만 한 자, 한 줄, 한 쪽을 허투루 지나치기가 어려운 깊이를 글의 안팎에 담고 있다. 지은이는 4.3의 발단과 전개, 그 끝나지 않은 역사를 섬 사람들에게 바짝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 몸짓 심지어 침묵까지도 담아냈다.
<동백꽃이 툭,>
김미희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제주4·3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그럼에도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백꽃이 툭,>은 꽃 같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있었던 자리에 헌화하는 그림책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에 툭, 떨어졌던 사람들을 그림책에 담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곤을동이 있어요>
오시은 지음, 전명진 그림
제주 해안 마을이 모두 그렇듯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며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하며 자그마한 공회당과 말방앗간도 있던 어여쁜 마을. 여전히 주소가 남아 있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곳. <곤을동이 있어요>는 바로 이 사라진 마을 곤을동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제주도우다>
현기영
4·3을 입 밖으로 내는 게 금기시됐던 군부독재 시절,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된 4·3의 진실을 담은 <순이 삼촌>을 발표하면서 제주 4·3의 비극을 널리 알린 소설가 현기영. 그가 제주와 한반도 현대사의 뿌리가 담긴 필생의 역작을 선보인다. 일제강점기부터 4·3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국사회 갈등 지형의 연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제주의 근현대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총체적으로 다룬 대하소설로, 역사적 비극을 끈질기고도 강렬한 필력으로 보여준다.
<4·3, 19470301-19540921>
허호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또는 안다고 생각했으나 어렴풋했던 4·3의 실체를 정확하게 담기 위해 4·3의 시대적 배경, 그 원인, 진행 과정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책. 이미 지나버린 역사가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4·3의 진상, 현대 한국사에서 4·3이 차지하는 의미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물론, 4·3을 단지 제주 지역, 나아가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아가 세계사 안에서 냉전 체제의 산물로 바라보는 인식의 확장 역시 이 책의 존재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