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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빛

마리아 라모스 지음, 주하선 옮김 / 단추

2023 볼로냐 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작.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페인 작가 마리아 라모스의 첫 그림 동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세 개의 빛과 숲속 친구들의 만남과 우정을 다정한 시선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세 반짝이. 숲속 친구들은 이 정체 모를 존재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한다. 일상은 순식간에 예측할 수 없어지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길잡이가 되어 헤쳐나가고, 낯설었던 존재들은 어느새 유일해진다. 우리의 첫 만남이 모두 그러했듯이. 소중해서 두렵고, 헤어지는 일은 상상만 해도 슬픔이 차오르지만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순간은 기필코 온다. 그래도 괜찮다. 곁에 있지 않을 때에도 서로를 기억하고 느끼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 너무 사랑스러워.' 반짝이들을 처음 맞이하던 두더지의 마음처럼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처음을 흔쾌히 환대하고 싶다. 그제서야 넓어지고 깊어지는 서로의 세계를 생각하면서."

- 이채현 (그림책 편집자)

야옹

조아나 에스트렐라 지음 / 쥬쥬베북스

베로니카 폴리카르포 VeronIca PolIcarpo와 아나 누네스 드 알메이다 Ana Nunes de AlmeIda의 프로젝트 “CLAN - 어린이와 동물 사이의 우정: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에 도전하다”의 결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서로에게 미치는 중요성과 정서적 영향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야옹』책에 담겨있다. 한 소녀와 두 고양이가 함께 서로를 기쁘게 해주고, 서로의 위안이 되어주는 이야기.

"저의 무릎 언저리에는 언제나 한 움큼의 털이 묻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제 무르팍에 양 볼을 비비며 안부를 건네는 다정한 고양이의 흔적이지요. 저는 보답하듯 무릎을 꿇고 시선을 낮춘 채 꾸움뻑 눈을 깜빡입니다. 이것은 제가 처음으로 배운 고양이 인사법이에요. <야옹>에는 고양이와 소녀가 나누는 우정의 몸짓과 표정이 무궁무진 등장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꼬리로, 쫑긋 선 귀로 사랑을 외치는 존재에게 저도 힘껏 화답하고 싶어져요. 야옹!"

- 송은정 (에세이스트, <저는 이정도가 좋아요> 저자)

안녕하세요, 풀 킴 씨

한사원 지음, 민영 그림 / 풀빛

모두가 무채색인 회색 도시에 사는 풀 킴 씨는 선명한 푸른색을 가졌다. 혼자서. 풀 킴 씨는 오늘도 월세를 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위안인 반려 달팽이에게 신선한 채소를 주기 위해 오늘도 출근을 한다. 하지만 혼자서 선명한 색을 가진 탓에 풀 킴 씨는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남들보다 튀는 모습 때문에 외로웠던 적이 있나요? 남들과 달리 혼자 선명한 색을 가진 풀 킴 씨는 늘 외롭습니다. 풀 킴 씨는 어느 날 신비로운 도토리 비를 맞고 몸이 마구마구 커져 버렸습니다. 더욱 튀는 모습으로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풀 킴 씨는 훨씬 행복해 보입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이들과 함께이기 때문이죠. 내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낄 때면 도토리 비를 기억해 주세요. 나를 찾는 이들이 분명 어디에선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 이소리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교사)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나!

페르난도 마린 & 로레토 우레홀라 지음, 가브리엘라 리온 그림 / 느림보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모여 그의 미래가 만들어지듯이, 역사도 내가 주체가 되어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또한 이 책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과거가 현재의 원인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라는 사실을 인식하라고 촉구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어린이들이 가장 공감하면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어린이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과거가 현재의 원인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역사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역사 의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역사 의식은 공감 능력이 필수다. 이 책은 독자에게 암기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어린이들이 가장 공감하면서 감정이입 할 수 있는 '어린이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 강영아 (경복초등학교장)

내 이름은 마리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1960년부터 1962년까지 시행된 난민 프로그램 ‘피터 팬 작전’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쿠바 소녀 마리솔이 위탁 가정에서 자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 공주 이야기 대신 가족 앨범을 그림책처럼 읽던 작가는 1세대 이민자인 부모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

"“당신 심장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나요?” 어느 날 갑자기 집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떠밀리듯 낯선 곳에 보내진 마리솔. 처음 겪는 날씨,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언어, 완벽한 타자가 되어 마리솔이 주저앉을 때 나 역시 눈물이 난 것은 왜일까. 우리는 모두 세상 밖으로 내쳐진 것만 같은 기분을 안다. 하지만 변화는 작은 계기에서 시작한다. 꽃 한 송이를 시작으로 점차 색채를 찾아가는 마리솔의 세상. 두려움에 지지 않고 마침내 제 자리를 찾아낸 것은 마리솔의 힘이었다. 또 다른 마리솔들까지 꼭 안아주고 싶어지는 따뜻한 회복과 성장의 이야기."

- 이근정 (시인, '동시먹는달팽이' 편집위원)

보이지 않는 소년

엘로이 모레노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병원에 실려 온 지 사흘이 지나서야 깨어난 한 소년. 그 소년은 밤마다 코끼리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 극심한 통증과 머리를 꿰뚫는 것만 같은 윙윙대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대체 소년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윽고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밝혀지는 소년의 이야기….

"이 책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 가해 학생 그리고 목격 학생의 시선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는지를 잘 보여 준다. 학교 폭력은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가? 비겁한 방관자가 된다면 언젠가 나도 괴물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지금도 어딘가 있을 보이지 않는 소년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 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 노윤호 (국내 1호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

끼꼬 할아버지의 비밀

김주경 지음 / 씨드북(주)

『끼꼬 할아버지의 비밀』은 아이의 시선을 따라 동네의 아름다운 풍경을 느끼며 서로가 ‘우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배울 수 있는 이야기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보살핌과 관찰, 기다림과 느긋함. 이 모든 순한 낱말들을 그림으로 그려냈을 때 이런 작품이 나오는 게 아닐까. 미처 몰랐다. 고물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힘은 바로 행과 행 사이에, 종이의 팔락임 사이에 있었음을."

- 김여진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뜨개 아이 다정이

배인주 지음, 김고둥 그림 / 천개의바람

<뜨개 아이 다정이>는 뜨개질한 인형이 학교에 갔다는 판타지 설정을 통해 아이들의 섬뜩한 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들의 모습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정이를 멀리하는 아이들. 누구나 다정이가 될 수 있고, 괴롭히는 사람, 모른 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위치에서 나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뜨개질로 만든 뜨개 아이 다정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나와 신선했고 그림도 뜨개의 입체감이 있어 신기했다. 다정이는 학교에 가고 싶어 가게 되는데 아이들은 머리카락도 피부도 우리랑 다르다고 놀아주질 않았다. 그래도 친구를 위해 손을 내미는 다정이의 모습에서 우리는 따뜻한 인간관계를 느끼게 된다. 이야기 전개가 아이들다웠고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좋았다."

- 노희정 (곰곰이 책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