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3일 :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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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지금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필요하지요

20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는 '우리 시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평을 얻었습니다. 체호프 작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가슴이 찢어지는 정확한 장면으로 삶이 무엇인지 곱씹게 하는 날렵한 소설. 꼭 그런 기가 막힌 장면을 그리는, '단편소설의 거장'이 돌아왔습니다. 권여선의 소설집이 이 계절에 어울리는 잘 익은 초록빛으로 초판 1쇄 입고되어 차근차근 배송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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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언제부터든 이렇게 됐어. 이유가 뭐든 과정이 어떻든 시기가 언제든 우리는 이렇게 됐어. 삼십 년 동안 갖은 수를 써서 이렇게 되었어. 뭐 어쩔 건데? 이미 이렇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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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금 _3문 3답

Q : 신작 <별일은 없고요?>를 비롯해 이주란 작가 소설을 읽으면 속이 편한 음식을 먹은 기분이 듭니다. 이 소설을 읽은 독자에게 어떤 음식을 권할 수 있을까요?

A : 골똘히 대답을 떠올리다보니, 이번 책에 ‘차’가 많이 등장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레몬 생강차, 페퍼민트차, 생강차, 보리차, 당근즙(액체니까?)인데요, 의도한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인물들이 위안이 받는 순간마다 등장한 느낌입니다. 또 <여름밤>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에 먹었던 소시지 파 전골, 기약 없는 기다림에서 비롯된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친구들과 함께 먹는 오이와 미역을 넣은 된장 냉국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른>에서 한 할머니가 슈퍼에서 식사 대신 드시는 ‘자유시간’, 또 <파주에 있는>에서 그날 이후 처음으로 혼자서 한 그릇의 음식을 비우게 되는 비 오는 날의 시장 멸치국수, 실제로 저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습니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먹는 음식인 동충하초가 들어간 백숙도 권해보고 싶습니다.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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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MD는 지금 스마일

<천 개의 파랑>에서 <랑과 나의 사막>까지, 사라지고 부서진 존재들을 기억하는 이야기로 독자의 손을 잡아온 천선란 작가의 신작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해에 원고지 300매 분량의 <이끼숲>만으로 출간을 준비중이던 작품이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못다 한 말이 떠올랐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바나눈>, <우주늪> 두 편을 더해 세 이야기가 묶인 연작소설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의 슬픔이 너무 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말에 저항하며 슬픔이라면 유별나도 된다고 말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슬픔으로 뚫고 나가 구하는 이야기로 천선란이 독자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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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지금 : 열림원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은 장르나 형식, 제도적 등단 절차 등에 구애받지 않는 담대한 신작을 한데 모아 일 년에 두 권 출간합니다.

첫 번째 『림: 쿠쉬룩』은 서윤빈, 서혜듬, 설재인, 육선민, 이혜오, 천선란, 최의택 작가 7인과 전청림 문학평론가가 함께합니다. 두 번째는 김병운, 서이제, 성수나, 아밀, 안윤, 이유리, 최추영 등 여기의 또 다른 젊은 작가들이 써낸 신작을 엮어 올해 가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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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거는 시집

꼭 토라진 것 같은 시집의 제목이 귀여워 눈이 갑니다. 201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허주영 시인의 첫 시집. 여러 개의 ‘나’를 내세우며 친구들이 모이는 공터로 나간 시적 화자에게 이런 위로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기나긴 훼손의 시간을 보내온 화자를 혼자로 내버려두지 않는' 박상수 시인의 시집 제목으로요.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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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지 어떻게 보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