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님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던가. 마치 소설 속 인물의 말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내게로 향하는 듯한 기분 말이다. 아마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일곱 명의 여성 작가가 참여한 페미니즘 소설 『현남 오빠에게』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욕을 하거나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상대는 소설 속 인물인 현남 오빠일 수도 있고 손녀딸에게 대놓고 심한 언어폭력을 하셨던 돌아가신 할머니 일수도 있고 살아있는 동안 그 모든 걸 감내하다 바스러져 버린 내 엄마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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