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페미니스트, 소설가, 시인, 언론인, 독립운동가 나혜석의 유람기와 글을 모은 책이다. '꽃의 파리행'은 나혜석의 구미유람기 중 그녀가 직접 지은 파리 여행기 부분의 소제목이기도 하다.
나혜석은 부산에서 출발하여 경성, 하얼빈,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른, 파리, 브뤼셀, 베를린, 런던, 뉴욕, 하와이, 요코하마 등을 거쳐 다시 부산에 돌아오기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의 구미 유람을 하였다. 유람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절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 이색적인 정취는 물론 도시를 관찰하고 예술사상과 사람들을 탐험한 그녀의 철학과 시선이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가 활동하던 8개월간의 파리 생활을 글로써 표현한 부분은 예술가와 여성으로서의 고뇌와 미적 감각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약 100년 전의 시대를 거슬러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높은 안목과 식견, 철학으로 그녀가 보고 읽고 말하는 도시와 사람들, 자신의 감각을 깨우고 정체성을 변화시킨 한 조선 여자의 발걸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서문- 떠나기 전의 말
엮은이 서문- 나를 잊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
오로라의 아래로- 소비에트 러시아행
경색이 가려 한지라- 아름다운 경색의 스위스행
이상한 고동이 생기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오래 두고 보아야 화려한- 꽃의 파리행
눈 감고 고국을 그려보던 밤- 적설의 베를린행
천재의 자취를 보러- 이탈리아 미술기행
진실하고 쾌활한 영국 여성- 파리에서 런던으로
남청색 하늘 뜨거운 볕 아래- 정열의 스페인행
자유와 진취적 기상- 미국의 도시들
이로부터 우리의 앞길은- 태평양을 건너 고국으로
꽃이 바람에 떨어지듯- 아아, 자유의 파리가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