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의 오랜 얼굴이자 독보적 존재인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소설 <마리오네트의 춤>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사라지고 도착한 어떤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작품으로 2010년에 출간된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의 개정판이다. 첫 출간 당시 ‘작가의 말’을 보면 “작품에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면서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임을 강조했다.
작가는 12년 만에 개정판을 내면서 ‘진실’이 갖는 의미를 좀 더 깊고 넓게 확장시켰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닌, 누가 왜 줄에 매여 조종당하고 있는지 질문하면서 ‘진실의 실체’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청소년들의 삶은 팍팍하다. 무한 경쟁 속에 내몰려 친구들과 우정을 쌓기보다는, 누르고 올라갈 대상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을 흥미진진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낸 <마리오네트의 춤>은 한 아이가 사라지자 열린 진실의 문 앞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봄이가 사라졌다
어떤 시간은 길기도, 짧기도 하다
가슴속에 떨어진 물 방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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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춤
작가의 말
이금이 (지은이)의 말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 체제와 성공 기준 아래에서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기를 강요받으며 자란 청소년들이 자기 인생의 주도성을 갖기란 쉽지 않다. 자기 자녀가 주도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더라도 모든 의사 결정을 아이에게 온전히 믿고 맡기는 부모는 드물다. 자기 주도성조차 이 사회의 굳어진 질서 안에서 발현되길 바라는 어른들이 있는 한 아이들은 마리오네트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마리오네트의 삶을 강요하는 어른들 역시 크고 넓게 보면 고정관념이나 통념에 조종당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개정판 제목을 『마리오네트의 춤』으로 바꾼 이유는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작품의 결, 또는 주제의 변화에 따른 결과임이 더 크다. 자신들과 다른 삶을 사는 봄이를 배제하고 혐오하는 아이들 또한 피해자라는 생각, 줄을 끊고 세상으로 나아간 봄이가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그 마음을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