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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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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하 에세이. '나 어제 뭐 했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의미 있는 일이 없다. 별일 없이 사는데 왜 마음 한켠은 허전할까. 잘 살고 싶은데 왜 행복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즐거워했는데 그 마음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나는 무엇을 할 때 활짝 웃었을까. 무엇을 향해 온 마음을 쏟았던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일들로 하루를 채울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스스로를 방치할수록 자기가 더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그러나 괜찮다. 우리는 살고자 하기 때문에 아프다.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불안해할 줄 안다는 것이다. 그건 나를 부르는 내가 있다는 뜻이며, 불안이 부르는 것은 진정으로 원하는 나 자신이다. 저 너머에서 아직 실현되지 못했지만 오직 나만이 이룰 수 있는 바로 그 나 자신이 나를 부르고 있다. 당신은 아직 무언가 되지 않은 존재다. 가능성은 여태까지 이룬 성과에서 오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무의미한 하루를 포착하자. 삶은 열쇠가 아니라 내게 맞는 자물쇠를 찾는 게임이다. 우리는 이제 자신의 기질과 근본 성향을 이해하고, 구체적이고 분명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분명 순수하게 바라는 나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 시작하며 삶이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고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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