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식민과 냉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대해, 역사는 국가라는 범주에 매몰되어 종종 개별적인 삶을 외면한다. 『경계지의 중국인 - 냉전 시대 서사에서 영토는 어떻게 상상되었는가』는 국민국가가 수립되고 영토 분쟁과 이념 갈등이 격돌하던 60여 년 전 여러 국가권력이 동시에 개입하던 경계지borderland에 주목한다. 특히 다양한 층위의 갈등상황에 놓였던 중국인의 이주는 이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문학비평가인 저자 류저우하우는 비교문학적 관점을 기반으로 냉전 시기 중국 접경지와 영토 바깥에서 살아가던 중국인의 삶을 다룬 문학작품들을 분석한다. 국가를 국가 간 분쟁을 기억하는 중심점으로 이용하는 기존의 역사나 정치적 비평과는 달리, 상상의 여지가 많은 문학은 영토나 국가 범주로 재단되지 않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갈등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성찰의 여지를 제공한다. 이는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초국가적 이슈와 문화가 공유되는 오늘날, 우리가 과연 냉전의 논리로부터 얼마나 멀리 와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part 1 만주와 거제도의 접경지 서사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1년 12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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