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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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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열아홉 살 소녀 구수정은 입시 전문 점쟁이를 찾아갔다가 ‘스무 살 전에 단명할 운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수정에게 예언을 한 것은 반신 북두北斗다. 북두의 말에 “싫다면요?” 하고 답한 수정은, 스스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죽음이 덮치기 전에, 그보다 먼저 달아나 살 작정이다. 수정이 떠나기 직전, 점집에서 일하는 은주 아줌마는 백설기 백 조각을 싸준다.
수정은 이제 대학 입시라는 세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숨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이 살던 G시의 지하철역에서 시작된 여행은 첫 번째 장애물, 술에 취한 남자를 만나며 급격히 현실계를 벗어난다. 때마침 나타난 날개 달린 사자 개의 등에 올라 위기에서 벗어난 수정은, 그대로 날아 다른 세계로 계속해서 이동한다. 검은 산들이 둘러싼 분지에 도착해 백설기를 나눠 먹다 수정은 개의 이름이 ‘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안’을 만난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이고 수정과 반대로 ‘죽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살고자 하는 수정과, 죽고자 하는 이안은 함께 여행을 하기로 한다. 1. 내일이라는 이름의 개
: 몽환과 비현실의 세계에 단도직입으로 다가서는 천연덕스러움이 돋보였다. 앞으로도 전투적인 상상력과 혁명적인 전개로 독자를 놀라게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설화를 구축하는 핵심 플롯이 ‘우연’이라면, 이 소설은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의지와 행동으로 기어이 ‘필연’의 세계로 나아간다. 근래 들어 이토록 폭발하는 문장과 정념을 본 적은 없었다. 나에게 이 작가는 이제 ‘뛰는 작가’로 기억될 것이다. 숨을 참고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 재미있고, 황당하고, 감동적이다. 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이다. 독자는 작가가 만든 세계 속에 그냥 내던져진 채 따라가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해 봐야 어김없이 어긋난다. : 현호정의 『단명소녀 투쟁기』는 주인공이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이승의 삶을 이어 간다는 연명설화의 골조를 유지하되 본래의 민담에 내재한 보수적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해체하고, 형식의 차원에서는 스테이지 공략 게임의 진행 방식이나 비공개 자캐 커뮤니티 활동 등 동시대의 디지털 미디어에 기반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창작 기법도 거리낌 없이 응용하고 혼종한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구비 전승 설화, 온라인 세계에서 창발하는 허구 유희, 그리고 제도적 문자 인쇄 매체로서의 소설을 융합한, 오늘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주요한 서사 창작의 흐름 안에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문화일보 2021년 7월 16일자 '이 책' -
조선일보 2021년 7월 17일자 - 동아일보 2021년 7월 17일자 '새로 나왔어요' - 경향신문 2021년 7월 16일자 '책과 삶' - 한국일보 2021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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