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말 조선에서 벌어졌던 임진왜란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역사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세계대전' 또는 '동아시아 7년 전쟁'으로 불린다. 하지만 7년 내내 싸움만 한 것이 아니다. 1593년 제2차 진주성 전투 이후 명나라와 일본 간에 평화협상이 4년여 진행됐으며 이것이 결렬되자 1597년 일본군은 한반도를 재침한다. 정유재란이다.
정유재란 하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 임진왜란의 뒤끝, 명량.노량해전의 승리, 이순신의 장렬한 죽음 등 이순신과 수군의 활약이 떠오른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유재란 발발 전후 동아시아 3국의 전략과 강화협상 과정 등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 책은 정유재란 발발 7주갑(420년)이 되던 2017년 10월 임진왜란 특성화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이 주최했던 국제학술심포지엄 '정유재란 1597'에서 발표되었던 글을 정리, 보완한 것이다. 그간 정유재란을 정면으로 다뤘던 책이 거의 없었던 점에 비추어 이 책은 출간 자체만으로도 한국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드물고 귀한 선물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