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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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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과학자인 저자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고 마는 평범한 재료들 10가지를 골랐다. 철, 종이, 초콜릿, 유리, 플라스틱, 흑연, 자기, 콘크리트 등의 재료는 모두 작가의 일상을 찍은 특별할 것 없는 사진 한 장에서 선택된 것이다. 10가지 재료에 대해 각각 10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사진에 나오는 낯익은 사물의 재료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그 ‘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흥미롭게 풀어 간다.
각각의 장에서 단순히 각기 다른 재료를 소개하거나 과학적 지식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료를 바라보는 관점이기 때문에, 재료의 특성에 따라 어떤 것은 역사적인 관점을 취하고, 어떤 것은 좀 더 과학적인 관점을 취한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재료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고, 어떤 경우에는 놀라운 기술적 능력을 강조한다. 물론 한 재료가 이러한 접근법을 한꺼번에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재료에는 과학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재료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모든 재료는 결국 무언가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나타난다. 따라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예를 들어 디자이너, 예술가, 요리사, 엔지니어, 가구 제작자, 보석 가공사, 외과의사 등은 모두 실제적이고 감정적이며 감각적인 측면에서 그들이 다루는 재료를 각기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점들을 예리하게 감지하고 있으며, 재료에 대한 지식의 이러한 다양함을 포착하고 있다. 추천의 글
: 책제목 그대로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는 사람이 쓴 책이다. 여기서 집착이란 좋은 의미로 쓴 말이다.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어서 하염없이 계속 살펴보는 성격을 가리키는데, 저자의 관심 대상은 특이하게도 재료다. 철, 종이, 유리, 플라스틱 등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재료 10가지를 골라서, 자신이 겪은 경험과 엮어서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자신이 아끼는 물건을 통해 종이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우연히 본 에어로겔에 혹해서 몇 년 동안 마음에 품고 정체를 파악하려 애썼다는 말도 하고, 노벨상 수상자에게 흑연의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손에 쥔 노벨상 메달에 더 마음이 가는 상황을 묘사하기도 한다. 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누워 있으면서도 석고와 물이 만나서 석고 붕대가 형성될 때의 느낌에 몰두하기도 하고, 충치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치아에 씌우는 아말감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이런 건강한 집착에서 나오는 대단히 흥미롭고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냥 키득거리면서 읽다보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재료들이 놀라운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음을 저절로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 2016년 4월 9일자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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