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호에 하나씩, 균형 잡힌 브랜드를 선정하여 그 철학과 감성, 이야기를 소개하는 매거진 《B》의 발행인 조수용의 에세이 《일의 감각》이 출간되었다. 《일의 감각》은 조수용의 첫 단독 저서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일해왔는지, 디자이너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회사의 대표로 책임의 범위가 넓어지는 동안 어떻게 중심을 잡고 감각을 키워왔는지 그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조수용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정리한 다섯 가지 단어는 다음과 같다. 공감, 감각, 본질, 브랜드, 나로서 살아가는 나. 각 장의 제목이기도 한 이 단어들에는, 저자가 32년간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일하면서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현상 너머에 자리한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담겨 있다. 책에는 커리어의 변곡점마다 각종 매체와 나눈 세 번의 인터뷰도 실려 있으며, 그가 일하는 방식과 브랜드에 대한 고찰을 보다 입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다. 서비스 기획자나 디자이너, 마케터뿐 아니라 어디서든 감각을 발휘해 일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 조수용 대표는 네이버 최고 임원, 카카오 대표 등 디자이너가 사회적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를 두루 거치며, 디자인과 비즈니스 영역에서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갈 길을 보여준 롤모델이다. “예술이 산업에 준 가장 큰 선물이 디자인”이라는 말에 진정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린팩토리, 그린윈도우를 기획하며 네이버에서 활약했고, 독립해서는 매거진 《B》와 사운즈한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론칭해서, 디자이너가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비즈니스를 리드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일의 감각’을 키우는 노하우가 가득 담긴 이 책을 디자이너는 물론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필독서로 추천하는 이유다.
: 네이버 시절, 브랜드에 대해 그와 나눈 대화들이 기억 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업의 본질’과 ‘그릇’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이익을 만들어야 하는지보다 ‘우리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업의 본질을 묻는 브랜딩 태도, 그리고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점유해야 하는지보다 ‘어떤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플랫폼적 사고가 그 대화의 핵심이었다. (…) 《일의 감각》을 읽으니 다시 그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이 책은 그간 잊고 있었던 것들, 그러나 여전히 다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전공 관계없이 시너지를 내며 오직 브랜드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고민하는 경험은, 디자인 전공 안에서도 세부 전공으로 나뉘고 사회에 나가서도 늘 구분되어 일했던 당시에 아주 새롭고 놀라운 일이었다.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이 모여도 그 가치를 이해하고 담을 수 있는 판을 만드는 리더가 없으면 무용지물인데, 조수용 대표가 있었기에 그게 가능했다. 그는 사람에 공감하고 일을 구조화하고 기회를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리더다.
: 내가 입사한 2007년부터 조수용 대표가 퇴사한 2010년까지 네이버의 크리에이티브 조직은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설득하고 의견을 냈다. 오너처럼 진심을 다해 고민하는 동료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고되지만 신나게 일했다. 이제 지나서 보니, 오너처럼 고민하며 일하는 게 결국 나를 위한 거였다. 일에 대해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다 여기서 배웠다. 조수용 대표와 일하며 이런 태도를 몸에 익히게 된 것은 커다란 축복이었다. 일에서 의미를 찾고 싶은 많은 분의 손에 이 책을 쥐여주며 내가 받았던 행운을 나누고 싶다.
: 《일의 감각》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마 이럴 것이라 추정하고는 했던 조수용의 머릿속 생각을 그의 문장으로 확인하며, 같이 했던 일을 복기하듯 떠올릴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일’이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감각적인 사람’이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일까에 대해 함께 되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2011년 봄 JOH가 시작될 즈음 조수용 대표는 에디터와 건축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창립 멤버를 불러놓고 ‘디렉터’라는 직함을 제안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갇히지 말고 오너의 관점으로 보기를, 본질에 부합하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를,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담대히 나아가기를 바라는 철학이 반영된 직함이었다. 나는 이 장면이 조수용이라는 사람과 JOH라는 회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 이제 그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의 오너가 되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경험을 바탕으로, 진짜 디렉터가 되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 감각과 안정감, 섬세함과 대범함,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결정에 관해 이토록 쉽고 편안한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저자의 경험대로 진실하게 쓰인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의 감각으로 삶의 소신을 증명하자는 저자의 메시지를, 이 시대의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여러 회사와 각종 분야, 다양한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일을 하면서도, 늘 저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드의 형태로 도출되는 결과물과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의 이면에는, 매번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일에 전념하는 마음,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나답게 결정하고자 노력한 시간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