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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롯데월드타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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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도 사찰에 가는 시간을 내는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하물며 큰스님과 마주앉아 차 한잔을 하는 일은? 큰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내 삶을 돌아보는 일은? 그러한 행운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 채문기는 이 시대의 큰스님들을 만나 대신 여쭤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그 깊은 뜻을 나누고 싶었다.
<천강에서 달을 보다>라는 제목으로 2008년부터 법보신문에 기획연재를 싣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기획연재 중 25인의 큰스님과 나눈 대담을 추리고 다듬어 엮은 것이다.


채문기 (지은이)의 말
필자가 친견한 모든 선지식에게 꼭 여쭈어 본 질문 한 가지가 있다. 출가인연이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길을 나선 스님이 있다. 할머니 혹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절에 들어 선 스님이 있다. ‘그냥 절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 하나 품고 산문을 연 스님도 있다. 다양한 출가인연을 관통하는 핵심어 하나를 발견했다. 숙연(宿緣)이다.
스님들 사이에 전해지는 가르침 하나가 있다. ‘법의(法衣·가사, 승복)는 여러 생에 걸친 원력의 막중함과 일찍이 심어 둔 지혜의 종자가 성숙되어야 입을 수 있다.’ 다생에 걸친 숙연이라니! 삭발염의(削髮染衣)의 지중함을 결코 잊지 말라는 뜻이다.
하여, 간밤의 잠에서 깨어 난 스님은 세수한 후 거울을 보며 삭발한 머리를 쓰윽 만져 본다. 스님들에게 머리카락은 번뇌와 망상을 뜻하는 무명초(無明草)다. 자신도 모르게 솟아오른 번뇌망상. 삭도(削刀)를 들어 단박에 베어낸다. 승복을 입은 스님은 거울 앞에 다시 서서는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됐다!’ 싶으면 옷깃과 소맷귀를 또 한 번 ‘탁’ 세우고 방문을 연다. 수행인으로서의 자긍심이다. 그리고 이름조차 험한 샘물은 마시지 말라는 뜻을 새김이요, 한 톨의 쌀에 시주의 은혜가 일급 근임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청초한 하루를 시작한 선지식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건 독자님들이 읽어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