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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성대.부경대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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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돈 순교'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은 시인이자 기자인 저자가 '처형장을 향해 스스로 걸어간 사내, 그의 삶과 죽음, 당대 신라의 사회적 상황과 정치·경제학적 환경, 비단 종교만이 아닌 이데올로기로 역할을 한 6세기 불교의 위상까지 밝혀 나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여러 자료와 취재, 인터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해동고승전> 등의 옛 자료와 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이광수 소설 <이차돈의 사>, 그리고 학자들의 여러 논문을 뒤적이며 '고대사이면서 현대사이고 지역사이자 보편적인 종교 문화사를 복원'한 것이다. 들어가는 글 : 홍성식 시인을 부를 때 이 중생은 꼭 ‘홍 국장’이라고 한다. 갑오봉기 때를 살았다면 한 고을을 두려빼는 접주(接主)였을 만큼 걸까리진 몸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가리산지리산하는 이 중생의 주막 순례를 길라잡이 하여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로라도 시켜 준 자리가 호위총국장이다.
세월 좋은 매체 문화기자로 날리던 그가 몰록 사라졌는데 유라시아 대륙을 톺아보고 와서 무슨 문예지 편집장으로 일하는가 싶더니, 지금은 옛살라비에서 발행되는 신문사 기자를 한다. 그러고는 이렇게 신라 천년 밑절미를 밝혀 줄 책을 냈다. ‘천년 불교 왕국’ 신라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 <경북매일신문>의 홍성식 기자가 이차돈 관련 글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첫 느낌은 운과 리듬이 절묘하게 들어맞을 노래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언론인인 동시에 현역 시인인 그는, 주흥이 넘치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북방 정서 물씬한 시인 백석의 긴 시를 한 치의 오차 없이 낭송하는 뛰어난 언어 감각의 소유자이자 늘 살아 있음과 소멸을 오가는 고단한 영혼의 나그네다. 오래전의 역사를 쓰는 일이란 몇 개의 사금파리 흔적과도 같은 사실을 디딤돌 삼아서 나머지 빈자리를 상상력으로 채워 나가는 작업이다. 따라서 언론인으로서 사실에 대한 존중을, 시인으로서는 섬세한 상상력을 갖춘 그야말로 이 일의 적임자라고 나는 생각했다. :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차돈 죽음의 진정한 정체에 대해서이다. 과연 이차돈의 순교는 이차돈 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순교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법흥왕에 의해 기획된 정치적 죽음인가?
저자는 쉽게 답을 주기보다는 그 의문을 극한까지 반복적으로 밀어붙임으로써 독자에게 사유의 폭을 최대한으로 확장시키는 문학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 2017년 8월 12일자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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