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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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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서정시학]을 통해 등단한 한영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서정시는 시간성에 대한 각별한 경험과 그에 대한 기억의 구성이라는 양식적 특성을 지닌다. 그만큼 기억의 흐릿하거나 선명한 양상을 온전하게 담아내는 서정시는 그 원리를 따라 삶의 원초적 경험에 대한 상상적 복원을 수행해 간다. 관조와 고백이라는 태도와 방법을 통해 이러한 기억의 원리를 실현해 가는 서정시는, 우리로 하여금 시인이 발견해 낸 따뜻하고도 깊은 삶의 이치를 새로운 밀도로 경험하게끔 해 준다.

: 인형이 인간이 되는 꿈, 그건 제페토 할아버지의 전유물은 아니다. 소꿉놀이가 입증하듯, 우리는 인형이 사람이었던 시절을 지나왔다. 그럼, 인형의 친구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마리오네트로 만드는 꿈은 어떤가? 자신의 팔과 다리를 줄에 묶고 누군가에 의해 조정당하는 생각은 시의 품속에서 충분히 자연스런 일이다. 이때 그는 “공주”인가, “시녀”(<마리오네트>)인가?
긴 대에 “발목을 묶은 새”(<백 년>)도 마찬가지다. 누각에 제 목을 매단 ‘목어(木魚)’는 왜 아니겠는가? 그들은 “조금씩 껍질이 되는 것”(<껍질이 아니면>)을 선택한 자들의 표상이니, 시인은 ‘마리오네트’가 되어, ‘솟대’가 되어, ‘목어’가 되어, 그리하여 “어둠의 눈동자”(<어둠상자>)마저도 둥근 나무 구슬이 되도록 “슬픔의 뿌리”(<슬픔을 모시러 간다>)를 모시는 자이다.
놀라운 건 이런 삶이 도처에 있다는 생각. “자기만의 방을 짓고 허”(<한강포차>)무는 자의 ‘옹이’에, “사라지는 기억을/수발드는 여자”(<치자>)의 ‘향기’에, “바다에서 나이를 먹은 김 씨”(<다금바리>)의 ‘연륜’에 한결같이 ‘나무의 삶’이 있다. “생활의 비탈”(<늑대>)을 버틴 자들은 항시 “우리가 동의하는 높이”(<굴뚝새>)에 있었다.
그러니 들어라, ‘마리오네트’의 고백을, ‘솟대’의 지저귐을, ‘목어’의 노래를……. 거기에 “자유의 무게를 짊어지고/사라짐으로 완성되는 것”(<여행비둘기>)들이 있으니, 그건 다름 아니라 “몇 겹의 어둠을 건너”(<한계령>)온 나무의 노래. 하여 그들의 노래 속에 “어둠은 이미/무엇”(<어둠상자>)으로 있다. 그의 노래는 인고와 고요로 부르는 “벌거숭이 찬란”(<거울 속으로>)이다.

최근작 :<피어도 되겠습니까>,<눈송이에 방을 들였다>,<꽃의 좌표>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2010년 [서정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케냐의 장미] [꽃의 좌표] [눈송이에 방을 들였다] [피어도 되겠습니까]를 썼다.

한영수 (지은이)의 말
누군가 웃어 정오였다
소소했으므로 계속 기억했다
기억 하나하나가 눈송이에 방을 들였다
칠월에 폭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