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문학으로 남는 순간을 뜨겁게 새겨온 우리 시대 대표 작가 권여선, 그의 시작점에 놓인 첫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를 새롭게 다듬어 한국문학전집 제31권으로 선보인다. 소설집 『각각의 계절』(문학동네, 2023)과 『안녕 주정뱅이』(창비, 2016) 등의 작품을 통해 각별한 비평적 주목과 더불어 독자들의 너른 사랑을 받아온 그의 소설세계에서 『푸르른 틈새』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이야기된 작품이었다.
기억의 강력한 자장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 누군가의 배반으로 남은 상처의 자국,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뜻밖의 사건, 그것들 아래에 은근하면서 강하게 깔려 있는 정치적인 분위기 등 권여선 소설의 독특한 형질을 이루는 이 모든 것이 담긴 『푸르른 틈새』는 권여선의 소설세계가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촉발되어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알게 하는 중요한 문이자, 21세기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새롭게 발견해내기 위해 시작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목표에 어느 때보다 부합하는 목록이다.
젖은 방 _007
그 이름 아그네스 _019
허기 혹은 질투 _058
가을의 사다리 _108
미완의 책 _168
그의 딸 그의 누이 _221
마지막 무대 _273
해설|인아영(문학평론가)
모든 틈새는 장소다 _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