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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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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3회 문지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된 사실만으로도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 중 한 명인 예소연. 인간관계의 다면성에서 비롯한 균열을 치열하게 탐구해온 그가 이번에 허블에서 출간하는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은 인간 바깥까지 소설의 경계를 확장한다.
비인간 주체 로봇 고양이 치즈는 인간보다 먼저 이 세계의 종말을 예견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가장 고군분투하는 존재다. 농업용 로봇 고양이었지만 살아 있는 고양이의 기억을 이식받게 된 치즈는 모든 동물이 멸종된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에는 전쟁으로 초토화가 된 척박한 사막과, 한정된 자원을 점유하여 풍요롭고 안락한 환경을 유지하는 요새 트라움이 공존하고 있다. 사막과 요새의 이러한 공존은 위험한 세계는 안전한 세계를 위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오늘날의 진실을 비추어 낸다. 제1장. 워커들 … 007
: 인류 멸망이 상상에 불과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 그것은 상상보다 예언에 가까울 것이다. 도래하는 각종 재난에서 인류는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 이 행성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존재는 무엇일까? 인류 멸망의 세계에서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에 대한 냉철하고도 따뜻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의 예측은 계속 빗나갔다. 그 빗나감이 신선하고 반가웠다. 잿빛 미래를 그리면서도 위트와 존중을 잃지 않는 소설이다. 오래도록 간직하며 되새기고 싶은 ‘고양이의 마음’을 알려준 작가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6월 23일자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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