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림점] 서가 단면도
(0)

여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건물의 초상을 통해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이웃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 그림 에세이.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작가는 사람의 초상화처럼 동네에 있는 건물들의 정면을 오래오래,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사라진 함석 공사, 새로 생긴 맥도날드,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리 공장 등 멋지게 잘 지어진 건물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을 짓고 있었다.

거기에는 타일과 벽돌의 집합, 그 틈새가 세월을 지나온 흔적, 시간 속에 풍화되어 구부러지고 찌그러지는 창과 문, 벽, 덧바른 벽지처럼 남아있는 예전 간판들, 창문의 시트들, 잔뜩 쌓인 물건들과 공구들, 먼지들이 있었다. 반듯하지 않고 좀 구부러지고 찌그러졌지만, 삶의 무게를 온전히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간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치열함과 에너지를 담았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은 소소하고 평화로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을 유지하려는,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그 삶이 너무 치열하고, 절박해서 숭고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들이 세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이지원 (서울시립대 교수 및 알부스갤러리 큐레이션)
: 가장 많이 본 것이 기억이 안 날 수도 있다. 아름답지도 특별하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보고도 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포스터 화집의 형식을 띄고 있는 <1km>와 그림책인 <건물의 초상>은 건축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김은희 작가의 석사논문 졸업 작품에서 시작했다. 작가가 살고 있는 역곡역 경인로 남과 북 1km를 자신의 시각으로 재발견하고, 시각적으로 기록하려는 야심차지만 지극히 비상업적인 작품이었다. 풍경의 요소들은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는 난리 속의 대한민국을 살아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히 보아온 것이다.
상자, 공구, 철물, 파이프, 함석, 아름다움을 생각할 여지도 없이 기능에 충실한 것들. 그런데 기능에 충실한 형태들은 세상을 구성하는 절대적 논리의 일부로 저마다의 정연한 질서를 가지고 있다. 김은희는 그 내재적인 아름다움을 연필과 색연필, 흑연가루 등의 섬세하고도 단순한 재료를 써서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구현해낸다. 이 세상 예쁜 것들이 가득한 볼로냐 도서전의 전시장에서 타일로 벽을 붙인 건물과 슬레이트 지붕과 플라스틱 케이스가 적재된 김은희의 역곡역 풍경을 홀린 듯 바라보던 유럽인들은 이 괴상한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 그림들이 단추 출판사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난다. 인쇄는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기록의 예술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작업이 책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은 감동적이다. 나는, 예술가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한 작가 김은희의 기록이 연기를 뿜으며 파리 북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그렸던 모네나 증기선에 밀려 수장되는 목선의 풍경을 그린 터너와 같은 위대한 선배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믿는다. 예술가가 하는 일은 보지 않고 있던 것을 보게 하고, 생각하지 않던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물의 초상’에 처음 나오는 작가의 작업실 창, 창 너머로는 희미하게 동네의 건물에 전기를 나누는 전봇대가 비친다. 시선으로서의 작가 뿐 아니라 동네와의 동질성을 지닌, 노동자로서의 작가의 소박한 자화상이다. 작가의 창문이 열리는 동시에, 보면서도 보지 않았던 우리의 눈도 열린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20년 1월 4일자 '책의 향기'

최근작 :<건물의 초상 + 1km 세트 - 전2권>,<건물의 초상>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단추   
최근작 :<행복한 곰, 비욘 3 : 더 바랄 게 없어>,<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룬드와 큘란>등 총 38종
대표분야 :그림책 1위 (브랜드 지수 23,045점), 그림책 22위 (브랜드 지수 9,771점), 그림책 40위 (브랜드 지수 7,537점)
추천도서 :<고래 책>
고래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고래는 바닷속에서 살지만 숨을 쉬기 위해 바다 밖으로 몸을 내밀어야 하는 존재이며, 티라노사우르스보다 덩치가 크지만 멸종되지 않고 인간과 더불어 지구의 반을 나눠 쓰는 존재이다. 가끔은 지구라는 별이 고래에게 너무 작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수 킬로미터 떨어진 동료와 저주파로 대화하고, 적도에서 새끼를 키우고, 극지방에서 먹이를 찾는, 인간과는 전혀 다른 시공간 감각을 가진 고래들에게는 말이다. 이 책은 고래에 대한 팬심으로 만든, 매우 개성있고 아름다운 과학 그림책이다.

단추 대표 김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