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장은 이미 빨간색과 노란색 깃발로 물들어 있었다. 관중석은 축구 경기를 보러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경기에 뛰는 선수들을 응원 온 가족들이었다. 심지어 애완견까지 함께 나와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힘차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움코는 날아오는 공을 피해 다니기만 했다. 어서 빨리 경기가 끝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게다가 아미나 누나가 자랑하던 축구화는 움코에게 너무 커서 제대로 뛰어다닐 수도 없었다.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양말도 문제였다. 움코는 몇 번이나 몸을 숙여 흘러내린 양말을 끌어올려야 했다. 그러다 경기장 잔디 속에서 무언가 발견했다. 아주 작은 달팽이였다. 아마도 경기장 밖으로 나가려는 것 같았다. 이 넓은 경기장을 작은 달팽이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움코는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힘껏 공을 차는 아이들의 발에 이 약한 달팽이가 밟히고 차이면 어떡하지? 움코는 생각했다. 이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먼저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움코는 누나의 마법 축구화를 벗는데….
스웨덴에서 프리랜서 삽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밤의 내 동생》은 2008년 앙굴렘 국제 만화페스티벌에서 최고 만화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마법 축구화》가 있습니다.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였습니다. 새로 나오는 책을 가장 먼저 읽고 싶어 서점 주인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책이 많은 곳을 좋아해 도서관 사서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가 되어 서점과 도서관으로 가장 먼저 책을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도서로는 《납작 개구리 사건》이 있습니다.
<게으른 새> 날아다니고 싶지만 날기 귀찮은 새가 있었어요.
하지만, 게으른 새는 무엇보다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날아다니는 건 뭐든지 올라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여행 도중, 숲 속에 큰 불이 나자 게으른 새는 친구가 된 나무늘보를 구하기 위해 날아갔어요. 아이들이 조금 여유를 부린다고 안 좋게 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요? 때가 되면 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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