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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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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감각이 서로 다른 한 가족의 특별한 일상을 담고 있다. 같은 농인이지만 각각 음성언어와 수화언어를 쓰며 다른 세계를 살았던 사진가 부부, 그리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청인 아이. 저자 사이토 하루미치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아온 아내,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진 아이와 지내며 겪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언어, 감각, 몸, 소통, 장애, 다양성, 소수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다른 몸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쓴 에세이인 동시에 나와 다른 존재와 소통하는 것에 대해 농인 당사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사회과학서이기도 하다.
1 노래를 부르다 ![]()
: 침묵과 고요를 그리워하면서도 말의 위치를 잊은 적 없다. 나는 음성언어가 꼭 손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잡거나 쥐기도 하고 놓치거나 상대를 조를 위험이 따르는, 악력처럼 단단한. 그러니 수화언어는 허공과 미지의 손끝 정도로 여겨왔다. 사실이되 부끄러운 사실이다. 『서로 다른 기념일』을 만난 오늘을 기념하고 싶다. 우리에게 오늘의 이 만남은 같은 기념일이 될 것이다. : 책을 읽으며 아주 여러 번, 진심으로 울고 웃었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농인 부모를 바라봤던 순간, 부모 역시 나를 그렇게 바라봤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울음소리를 들으려 아이 몸에 손을 올려두고 자던 그들이 잊히지 않는다. 소리는 그렇게 듣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다름을 축복하고 축하한다. : 하루미치와 마나미를 만나 문자, 그림, 손짓, 표정으로 몇 시간이나 대화했던 날이 기억난다. 우리는 소리 없이도 서로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날은 나에게 ‘서로 다른 기념일’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이야기를 잘 보았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더없이 기쁘다. : 온화하고 잔잔하게 일상을 그리지만 그 속에는 ‘서로 다른 신체’를 지닌 인간끼리 함께하는 것이란 무엇인지 많은 질문을 품고 있다. : 들리지 않아서 비로소 느끼는 것이 있다. 이런 진부하기 그지없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 진실임을 알 수 있다. : 이 책에 쓰인 말들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대수롭지 않게 쓰인 듯한 문장에도 마음이 씻긴다. 전체적으로 마치 연작 시 같아서 서정적이고 따뜻한 저자의 사진과 어울려 조용한 울림을 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0년 8월 21일자 '책꽂이' - 문화일보 2020년 8월 21일자 '이 책' - 조선일보 2020년 8월 22일자 '한줄읽기' - 경향신문 2020년 8월 21일자 '새책' - 동아일보 2020년 8월 22일자 '책의 향기/밑줄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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