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파헤침으로써 평등의 시작을 알리는 페미니즘 사용 설명서.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된 어조와 공감의 핵심을 이끌어 내는 엠마의 촌철살인 논조가 어우러진 ‘다른 시선’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 지식과 용어들의 단순 설명이 아닌 일상생활 속 생생한 실례로부터 풀어내는 엠마의 이야기는 페미니즘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일을 많이 하면 가정에서의 시간이 줄고, 적게 한다면 가족을 먹여 살릴 일이 걱정인 현실. 일을 적게 하면서도 생계 걱정은 안 할 방법은 없을까? 있다! 이 또한 기득권 세력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앞서 1권에서도 엠마는 사회 부조리를 꿰뚫어보는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 준 바 있다. 노동, 즉 일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엠마는 일의 가치에 주목한다. 가치의 유무는 사회에 올바른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가 판가름하며, 가치의 부재는 일명 ‘둇 같은 일’이라 정의한다.
‘둇 같은 일’이란 없어져야 할 하등의 쓸데없는 일을 말한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지구촌에 불러올 변화는 눈곱만큼도 없는 그런 일들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 대다수는 이런 ‘둇 같은 일’을 미친 듯이 하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 던진 질문에 엠마는 답 한다. 바로 우리가 부자들로부터 속아 왔기 때문이라고. 엠마는 혹시 여러분도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기만 할 뿐인 이런 ‘둇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볼 것을 권한다.
- 안 보려야 안 볼 수 없는 그 가슴을 보여줘
- 말을 하지 그랬어
- 기다림
- 일해, 일하라고!
- 아, 농담이야...
엠마 (지은이)의 말
“2016년 8월. 부르키니를 입고 바닷가에 나온 이슬람교 여성들이 경찰의 단속 대상이 된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저 ‘뜨악’할뿐. 부르키니를 입은 여성들은 해변 출입 금지! 바다에 가고 싶으면 옷을 벗어야 한다니, 그것도 경찰의 단속하에 말이다! 나는 이런 상황 앞에서 내가 얼마나 무능한지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독자 중 한 명인 아리안이라는 친구가 『그 가슴을 보여줘』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 왔다. 나는 아리안의 글에 그림을 입혔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의 작품이 이 책의 1장에 실렸다. 아리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