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건대점] 서가 단면도
(0)

창비청소년시선 23권. <조이와의 키스>를 낸 배수연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시집으로, 거울 앞에 홀로 선 청소년의 마음을 보여 준다. 시집에 수록된 59편의 시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위장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그럼에도 자꾸만 거울 앞에 서서 기어이 자기 안에 숨은 괴물을 발견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자들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연습하지만 거울에 비친 ‘나만 아는 나’는 솔직하고, 그래서 두렵고 무섭다. 제목 ‘가장 나다운 거짓말’은 이러한 마음을 대표하는 시 「거짓말」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한편, 시인의 오랜 친구인 임승훈 소설가가 쓴 발문은 시집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 수연이의 시집을 모두 읽고 나면 ‘이상한 쾌활함’과 ‘이상한 우울’이 남는다. 시집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쾌활하다. 하지만 그들의 쾌활함이 ‘이상한 쾌활함’으로 보이는 건 이 시집의 또 다른 화자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혹은 끔찍한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마음들을 아무렇지 않게 노출하는 것, 이 마음들을 ‘다정한 뉘앙스’와 ‘노스탤지어적 정서’의 외피로 둘러싸지 않는 것, 그건 아마 수연이가 청소년기를 관념화된 시기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의 청소년기와 현재를 분리된 시기로 여기지 않는 게 아닐까? 그녀에게 그 시절의 자아와 성인의 자아란 개별적인 무엇이 아닌 게 아닐까? 수연이는 그들(청소년)과 자신을 엄격하게 분리하지 않고, 왠지 그들의 삶을 자신의 삶처럼 여기는 것만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글을 잘 쓰는 청소년이 시를 쓰면 수연이처럼 쓸 것 같다. 커다란 백팩을 매고 종종걸음으로 걷고 수다를 떨다가, 문득 미간에 주름을 잡은 채로.

최근작 :<요정 + 요괴, 찐따>,<케이크 자르기>,<덕분이에요> … 총 23종 (모두보기)
소개 :

배수연 (지은이)의 말
십 대의 나. 실오라기의 거짓도 못 가진 왕거지. 친구들이 놀리면 받아치지 못하고 질질 운 다음, 더 놀림을 받지. 우르르 쾅쾅 눈물이 흐르려 할 땐, 눈에 콱 힘을 주고 천장을 보며 “하느님, 제발 울지 않게 해 주세요.” 빌었지만 이상하지, 그것만은 단 한 번도 들어주신 적이 없어. 부모님이 다툰 밤 울다 잠들면, 틀림없이 눈꺼풀이 세 배는 부풀고 붕어눈으로 펼친 교과서 귀퉁이 삽화 속엔 내가 있었어. 어딘가 아둔한 미소의 모범생, 진실의 성실한 협조자.
나는 클레이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었어. 「월레스와 그로밋」, 「크리스마스 악몽」, 「치킨 런」, 「곡스」, 「핑구」……. 작은 인형에 표정을 지어 주고, 그가 바라볼 창문과 달을 걸어 침대 옆엔 초록 램프, 그 램프를 딸깍 켜고 딸깍 끄는 손과 프릴 달린 소매, 램프가 비추는 홀과 홀, 그 깊은 구멍과 드넓은 무도장……. 긴 구멍에 눈을 맞추는 기분으로 넓은 무도장에 푸른 구두코를 대어 보는 마음으로 이 시들을 그때의 나에게 보낼게. 이젠 나를 용서해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