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술에 취해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해본 적, 갈 지之 자로 걷다 넘어진 적, 집 비밀번호를 누르지 못한 적, 버스 종점까지 가본 적… 다들 한 번쯤 술에 취해 자신만의 역사를 써 본 일들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자타공인 '술꾼'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술에 얽힌 에피소드가 팔만대장경 뺨치는 수준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술은 흑역사를 동반한다. 술과 지우고 싶은 기억은 정겨운 친구처럼 붙어 다니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해 또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책은 이렇게 30년간 매일같이 술을 마신 자칭타칭 술고래 작가 '마치다 고'의 본격 금주 에세이다. "어지간히 재미있지 않고서야 술 이야기가 어떻게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가?" 하는 수많은 의혹(?)을 낳기도 했다. 마치다 고는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노마문예상 수상작가로, 문학상 그랜드슬램의 원천이 '술'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일본 최고의 애주(작)가다. 오후에 술을 마시기 위해서 되도록 모든 일을 오전 중으로 끝낼 만큼 음주 중심형 인생을 살던 그는 어느 날, 불현듯 금주를 결심했다. 이 책은 '도대체 나는 왜 금주를 시작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금주를 술을 마시고 싶은 '제정신'과 술을 끊고자 하는 '광기'와의 싸움으로 정의한다. 술을 끊는다는 생각을 광기라고 부를 정도로 음주에 진심이었던 그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 느낀 금주의 장점을 이 책에 모두 담았다. 술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 과연 그런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20년 9월 18일자 '책꽂이' - 중앙SUNDAY 2020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