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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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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페인트』로 3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아이가 부모를 면접해서 선택하는 미래 사회(『페인트』), 영혼 잃은 두 고교생이 자신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일주일(『나나』) 등 그동안 주로 기발한 장르적 상상력을 통해 청소년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던 저자가, 이번 신작에서는 인간의 심연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보호자의 방임으로 온당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 학교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에 수시로 노출되는 청소년 등 현재 한국 사회의 아동·청소년이 맞닥뜨린 음영을 직시하면서도, 그럼에도 끝내 선한 쪽으로 한걸음 내딛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서정적인 서사로 완성했다. 법의 심판만으로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진실과 거짓을 파고드는 주제 의식이 남다르며,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을 탐구한다. 프롤로그 ![]() : 두 아이의 외로운 삶 앞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들이 무너지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기적의 비밀은 놀랍게도 ‘사람’이었다. 사람 때문에 쓰러진 아이를, 사람이 일으켜 주었다. 사람이 건넨 손은 뜨거웠고, 몸의 무게를 실어 기댄 어깨는 든든했다.
『소금 아이』를 읽으며 배운다. 사람은 본래 약하디약한 존재라는 것, 그래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 이 소설이 건네는 따뜻한 손을 맞잡은 사람이라면 사람 곁에 사람으로 설 용기를 잃지 않을 것 같다. 울고 있는 이의 곁을 지키는 ‘단 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조용히 결심할 것 같다. : 범죄, 가해자, 피해자, 유죄, 무죄……. 법의 언어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리의 실제 삶도 그러하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법의 세계는 실제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는 데에 실패할 때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이 실패가 너무나 가혹하다. 우리는 이것과 저것 사이,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제도와 사회는 이따금 우리를 엉뚱한 이야기 속에 가둔다. ‘섬’이 된 아이와 ‘선인장’이 된 아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 명료한 언어로 단순하게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길로 소설만 한 것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23년 6월 17일자 '새로 나왔어요' - 경향신문 2023년 6월 16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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