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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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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한 장소, 독거 노인, 지방 출신 래퍼, 이름 없는 천재들을 찾아내고 알려온 편집자가 출판과 편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구도 하지 않는 일,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걸어온 40년 경력의 괴짜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론에는 ‘편집 기술’이란 것이 없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행동력으로 일본 최고의 괴짜 에디터(이자 아티스트)로 불리는 츠즈키 쿄이치의 신랄하고 속 시원한 조언과 비판은, 편집자는 물론 자신의 일에 있어 권태에 빠진 모든 이들에게 비타민과 같은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잘 팔리는 기획’이나 ‘취재를 잘하는 비법’ 또는 ‘유명한 출판사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자 하는 이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40년 경력의 저자가 솔직하게 풀어놓은 취재 방법과 경험담이 듬뿍 담겨 있다. ‘누구를 위해서 책을 만드나요?’, ‘나만의 편집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출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등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받아왔던 질문들에 대해 저자가 풀어놓는 답변은 기존의 ‘편집론’과는 거리가 멀다. 그 어떤 형식이나 트렌드에 물들지 않고 거침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며 이루어낸 결과물을 통해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나태함을 반성하게 하고 ‘기술’보다는 ‘호기심’’이 편집자의 중요한 덕목임을 깨닫게 해준다. 프롤로그
: 편집자의 미래는 창업 아니면 외주 프리랜서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는 만들어갈 미래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가깝다. 늘 같은 자리를 맴도는 편집회의에 얽매이지 않고, 참고 버텨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에는 직감을 믿고 이직을 하면서도, 여전히 ‘어떤 책’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잃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 책 속의 40년차 프리랜서 편집자가 전하는 아슬아슬한 편집의 줄타기를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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