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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송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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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한심하게 보이는 청춘의 5년간 공무원 수험기를 그렸다. 그러나 이 만화는 공시생 커뮤니티는 물론 서울대 스누라이프에서까지 화제가 되었다. 공시생의 일상을 리얼하게 그렸다는 공시생부터 공부가 안될 때 이 만화를 보고 마음을 잡는다는 명문대생까지 광범위한 공감을 일으켰다. 이는 우리 모두가 오로지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 정신 차리고 시험을 쳤다면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
하지만 개인의 장점을 살려주지 못하면서 시험만 통과하면 대학까지 졸업하는 시스템을 겪은 우리이기에 주인공의 일은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꿈은 버린 지 오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고. 이 만화는 계층 간 사다리가 사라진 대한민국에서 시험으로 돌파구를 찾는 우리 시대의 이름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다. 누군가에겐 공부가 안 될 때 읽고 동기부여가 되는 자기계발서적으로 느껴질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사회 문제가 되어버린 청년 실업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로 읽힐 것이다. 01화 : 《만화 9급 공무원》은 완전한 픽션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모호한 자기고백서사의 웹툰이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이런 인간 쓰레기가 문제야, 라고 게시판을 나가거나 책을 덮어도 주인공의 문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아 나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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