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8권. 자연계에서 화학물질의 다양성은 생물학적 혹은 지리적 다양성에 기반한다. 그래서 천연물 연구자에게 극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이다. 극지의 혹독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에게서 독특한 활성 물질을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극과 북극에 사는 생물의 종류와 수는 많지 않아도, 활성을 갖는 화합물이 발견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극지 천연물은 활성 물질의 발견 확률은 높은 반면에, 시료의 획득이 매우 어렵다. 극지는 사람이 가기도 힘들고 가서도 혹독한 환경에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료의 채취도 매우 제한적이다. 자연이 오랜 세월 유지한 생태계를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극지 천연물 연구는 이렇듯 시료의 확보에서부터 추출, 분리, 활성 검증, 구조 분석 등 모든 단계가 가시밭길이다.
그래도 극지의 극한환경에서 살아남은 생물은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화합물의 거대한 보물창고이다. 가까운 미래에 극지 천연물은 인류의 건강을 책임질 매력적인 연구 분야로 과학자들에게 크나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작 :<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천연물 이야기> 소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충남대학교 약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암 예방 및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해왔다. 극지연구소에서는 극지 자원을 이용한 암 치료 연구뿐 아니라 인체 노화 및 극지 환경적 특성을 응용한 화장품 소재 개발과 연구를 하고 있다.
극지역의 생물체는 생물 활성을 지닌 광대한 미개발 천연자원이다.
자연계에서 화학물질의 다양성은 생물학적 혹은 지리적 다양성에 기반합니다. 그래서 천연물 연구자에게 극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입니다. 극지의 혹독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에게서 독특한 활성 물질을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극과 북극에 사는 생물의 종류와 수는 많지 않아도, 활성을 갖는 화합물이 발견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극지 천연물은 활성 물질의 발견 확률은 높은 반면에, 시료의 획득이 매우 어렵습니다. 극지는 사람이 가기도 힘들고 가서도 혹독한 환경에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료의 채취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자연이 오랜 세월 유지한 생태계를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극지 천연물 연구는 이렇듯 시료의 확보에서부터 추출, 분리, 활성 검증, 구조 분석 등 모든 단계가 가시밭길입니다. 그래도 극지의 극한환경에서 살아남은 생물은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화합물의 거대한 보물창고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극지 천연물은 인류의 건강을 책임질 매력적인 연구 분야로 과학자들에게 크나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천연물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 천연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일부나마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다. 천연물을 연구하는 데 있어 이론적인 내용들도 필요에 따라 언급하고 있으며, 실제로 천연물을 어떻게 추출하고, 추출물의 화학 성분들을 어떤 방법으로 분리 및 분석하는지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특히 극지의 천연물에 대한 설명도 담아 극지 천연물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_들어가는 글
극지와 천연물
남극과 북극을 아우르는 극지는 ‘매우 춥다’거나 ‘지구의 양 끝’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극지는 빛을 비스듬히 약하게 받기 때문에 일조량이 적도 부근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기온이 매우 낮고 밤이 몇 달씩 계속되는 극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렇게 황량한 극지에도 많은 생물이 살아갑니다. 특히 극지방의 여름에는 덮인 눈이 일부 녹으면서 땅에 형형색색의 지의류와 선태류가 자랍니다. 햇빛이 닿는 바닷속에는 플랑크톤과 해조류, 크릴 등의 바다 생물이 번성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물에는 극지방의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특별한 물질이 존재합니다.
‘천연물’은 생체에서 생산되는 물질로, 자연에서 발견된 화합물을 말합니다. 인체의 생리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천연물은 넓게는 일차 대사산물이나 이차 대사산물의 생산경로에서 생성되는 물질에서 분리한 순수한 유기화합물을 말하지만, 의약 분야로 좁히면 이차 대사산물로 제한됩니다. 이차 대사산물이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진화적으로 유용한 물질을 말합니다.
천연물 화학의 역사와 신약 개발
‘천연물’이라는 개념은 유기화학의 기초가 마련된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의 유기화학은 식물이나 동물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을 다루는 화학이었습니다. 이후 천연물 연구는 활성을 가진 물질을 추출하고 분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시대를 거쳐 분자의 입체구조 및 작용기작까지 예측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아스피린이나 페니실린과 같은 약은 물론이고, 카페인과 멘톨과 같은 물질까지 천연물에서 찾아낸 화합물입니다. 최근에는 탁월한 항암효과로 잘 알려진 ‘탁솔’이라는 상표명의 파클리탁셀이 있습니다. 또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라리아 치료에 효과가 좋은 아르테미시닌을 개똥쑥에서 추출한 과학자들이 수상했고, ‘타미플루’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오셀타미비르는 신종플루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연물 연구의 다양한 방법들
천연자원 연구는 정보수집에서 시작합니다. 특정 천연물의 이용 사례나 연구 기록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알아봅니다. 그 후 목표로 하는 천연자원에 대한 채집에 들어가게 되고, 다음은 시료의 전처리 과정을 거쳐 특정 천연자원에 함유되어 있는 유효성분을 분리합니다. 과연 어떤 화학구조의 물질이 특정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함으로써 천연물을 이용한 약의 개발이 시작됩니다.
천연물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할 약을 개발하려면 질병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암은 물론이고,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화와 관련된 항산화 과정을 밝히는 작업이 활발하고, 전 세계 인구의 5%가 앓고 있다는 당뇨에 대한 연구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극지의 천연물 연구
극지의 천연물 연구는, 낮은 온도와 강한 바람으로 육상의 동식물 수가 많지 않아, 해양 생물이나 미생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극지역은 독특한 환경과 심한 경쟁에 의해 다양한 생물학적 활성을 가진 새로운 화합물이 도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생물학적 활성의 다양성은 새로운 생물학적 천연물의 발견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남북극 시료에서 분리한 여러 균주들이 여러 병원성 균주를 사멸시키는 항곰팡이 활성을 보였고, 남극에서 유래한 특정 균주가 항암 활성을 보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항균, 항암, 항산화 등과 같은 다양한 활성을 갖는 이차 대사산물이 해면동물, 자포동물, 태형동물, 연체동물, 피낭동물, 미생물 및 공생 미생물, 지의류 등에서 분리되었습니다.
# 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시리즈
극지과학 시리즈는 남극과 북극의 육지와 바다, 대기는 물론 생태계와 관련된 모든 현상과 원리를 알기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극지과학 시리즈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시각 자료를 충분히 활용합니다. 과학의 특징 중 하나는 ‘데이터가 말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관측과 실험 결과를 알기 쉽게 시각화하여 독자가 직접 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외국의 최신 자료를 신속하게 소개하면서, 동시에 국내 과학자들이 직접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적극 반영하여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책에 사용된 그림에는 충분한 설명을 기초부터 자세하게 곁들였습니다. 일반인은 물론 고등학생들도 과학 개념을 시각화하여 받아들이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람을 통해서 알려줍니다. 과학은 객관적인 학문이라 주관성이 배제된 학문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언제, 어떤 계기로 연구를 하게 되었는가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곤 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과학자들의 실제 연구 과정을 통해 과학의 발전 과정을 알아봅니다. 또한 과학자들이 관찰과 실험을 하고 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바로 과학자를 통해 과학으로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 과학은 그 자체가 독립적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이 함께 녹아 만들어진 하나의 과정입니다. 과학적 발전의 방향을 결정하고, 속도를 조정하고, 결과를 실용화하는 데에도 과학 이외의 수많은 요소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 못지 않게 과학과 관련된 다른 관점들을 함께 보여줄 것입니다.
이 시리즈를 기획한 극지연구소(Korea Polar Research Institute, KOPRI)는 우리나라 유일의 극지 연구 전문기관으로, 극지의 기후와 해양, 지질 환경을 연구하고, 극지의 생태계와 생물 자원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극의 '세종과학기지', ‘장보고과학기지' 북극의 '다산과학기지', 쇄빙연구선 '아라온'을 운영하고 있으며, 극지 관련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